옷을 벗었다. 이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하지만 어떤 존재들은 속살을 낱낱이 드러냄으로써 빛을 발한다. 끌레 드 까르띠에도 모든 것을 벗어 던졌다. 눈에 익숙했던 옷을 벗어 던지니 원초적인 아름다움만 남았다.
반짝이는 보석으로 눈을 홀리기는 쉽다. 반대의 경우는 어렵다. 다만 여기 내부가 훤히 들여다보이는 이 시계는 날 것 그대로지만 생김생김이 마음을 잡아끈다. 까르띠에의 ‘끌레 드 까르띠에 스켈레톤 오토매틱 9621 MC 칼리버’는 기존의 끌레 드 까르띠에에 스켈레톤 오토매틱 무브먼트 9621 MC 칼리버를 탑재, 미적 가치를 극도로 끌어올린 시계다. 시계 사이사이를 가로지르는 골조의 흐름은 스켈레톤 무브먼트에서 느낄 수 있는 아름다움의 백미이며, 사방에 뼈대로 세운 로마자는 마치 묵시록의 한 구절처럼 엄숙하다. 차라리 하나의 예술 조각처럼 느껴지는 이 시계는 그렇다고 해서 시계 본연의 기능에 소홀하지도 않았다. 까르띠에 매뉴팩처에서 생산한 오토매틱 와인딩 메케니컬 무브먼트, 9621 MC 칼리버는 시간 당 28,800회의 진동, 최소 48시간의 파워리저브는 물론 5.66mm에 불과한 두께로 그 넘치는 아름다움 아래 걸맞는 기능까지 갖췄다.
- 에디터
- 신희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