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뎃 슈레더의 다섯 번째 전시.
비가 오던 2월 4일의 뉴욕, 아침 일찍 잭 셰인만 갤러리를 찾았다. 클로뎃 슈레더의 다섯 번째 전시 첫 날이라서. 클로뎃의 부모는 네덜란드인이지만 그녀가 태어난 곳은 남아프리카공화국의 행정 수도 프리토리아. 그녀의 인생은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인종차별 정책 아파르트헤이트와 맞물려 있다. 이런 복잡한 배경이 클로뎃 슈레더의 현재를 만들었다. 이번 전시는 스스로를 깊이 관찰한 후 고백하듯 만든 작품으로 가득한데, 전시장에는 클로뎃 슈레더 자신을 조각한 작품이 먼저 보인다. 물감이 잔뜩 묻은 앞치마를 두르고 노트에 무언가 적고 있는 조각의 시선은 과거를 바라보듯 모호하다. 그 뒤로 그녀에게 개인적인 영감을 준 뮤지션 보니 ‘프린스’ 빌리부터 화가 앨리스 닐, 발튀스가 다양한 높이의 받침대 위에 놓여 있다. 지극히 개인적인 관계와 감성이 한 데 뭉쳐 있는 듯 보이지만, 이건 그녀가 곁에 두고 싶은 모든 것을 묶는 방식이다.
- 에디터
- 오충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