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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 아이템 – 1

2011.12.02GQ

부수는 것 빼곤 다 해본 여덟 개의 신제품.

삼성 NX 200

이달의 충격은 소니 넥스 7으로부터 올 줄 알았다. 발매일이 연기되는 사이, 삼성 NX 200의 발매 소식이 들려왔다. 간발의 차이로 ‘미러리스 카메라 2천만 화소 시대’라는 장황한 수사는 NX 200의 차지가 됐다. 하지만 말이 밉다고, 물건까지 미워할 일은 없을 듯하다. NX 200은 삼성 카메라의 새로운 전기를 열면서, 미러리스 카메라 상향평준화에 도달하는 의외의 성과를 거두고 있으니까. 비단 소니 넥스 7의 발매일이 연기된 문제가 아니다. 넥스 7과 NX 200 사이의 현격한 가격차를 생각하면, 둘은 다른 제품군으로 보는 게 더 적절하다. DSLR이 그랬듯이, 또 모든 제품이 그렇듯이, 가격은 초보자용과 전문가용을 가르는 중요한 지표다. NX 200은 18~55mm 렌즈 포함 99만5천원, 렌즈를 제외할 경우 86만5천원이다. 넥스 5N보다는 비싸지만, 넥스 7보다는 싸다. 파나소닉 GF3나 올림푸스 E-PL3는 넥스 5N과 비교하는 게 맞다. NX 200은 먼저 초보자를 끌어안는다. 버튼과 컨트롤 휠로 이원화한 아이펑션 2.0 그리고 스마트 오토 기능은, 이제 막 사진을 배우려는 초보자의 의지를 꺾는다. 늘 이미지 센서에서 낮은 점수를 받아온, 삼성 카메라에 대한 기대치를 상회하는 새로운 이미지 센서 덕택이다. 획기적으로 줄인 크기와 무게도, 다이얼 모드 전환 시 일일이 상세하게 안내하는 LCD 화면도, 노골적으로 초보자를 향한다. 전문가에게는 초광각 16mm 팬케이크 렌즈, 60mm 매크로 렌즈, 18-200mm 수퍼 줌 렌즈, 85mm 인물 촬영용 렌즈가 추가돼 원래 평판도 좋았던데다, 이제 선택의 폭까지 넓어진 삼성 카메라의 렌즈 군이 매력적으로 보일 것이다. 삼성이 추구하는 대중성이 성공적으로 적용된 사례로 기록될 듯하다.

RATING ★★★★☆
FOR 대중성.
AGAINST 전문성.

마티아스 택타일 프로 3

투명 폴리카보네이트의 외장은 택타일 프로 2와 비교해 거의 변화가 없는 것 같다. 하지만 알프스 축이 유사 알프스 축으로 바뀌고, 옵티마이즈 키가 사라진 기능상의 변화는 꽤 크다. 택타일 프로 시리즈의 목표는 애플 익스텐디드 키보드, 즉 알프스 축을 사용하는 맥 지원 기계식 키보드의 재현이다. 하지만 택타일 프로 3에서 선보이는 유사 알프스 축은 좀 다르게 느껴진다. 청축을 다소 탁하게 만든 듯한 소리나 키압이 높은 건 다를 게 없는데, 기계식 키보드 내부에서 공명하는 잔향이 꽤 신경 쓰일 만한 수준이다. 미세하게 험이 있는 스피커와 비슷하달까. 옵티마이즈는 캡스 록 자리에 위치한, 일종의 매크로와 유사한 기능을 수행했던 키다. 택타일 프로 3에서 사라졌지만, 익스포즈와 스페이스만 봐도 알 수 있듯이 워낙 맥 OS는 직관적으로 만들어지므로, 큰 아쉬움은 없을 듯하다. 문제는 택타일 프로 시리즈를 IBM에서 사용할 때다. 최저가 19만4천원의 택타일 프로 3보다 저렴하고 정교한 기계식 키보드는 차고 넘친다. IBM 사용자가 택타일 프로 3를 선택하는 건 디자인 말고 다른 이유를 찾기 어렵다. 그러나 맥 사용자에게는 오히려 디자인이 불만족스럽다. 애플이 아이맥 외장을 반투명 폴리카보네이트 소재에서 알루미늄으로 바꾼 지도 벌써 5년이 넘었다. 아이맥, 맥 프로와 호환하는 애플 키보드가 괜히 알루미늄 유니보디가 아니다. 그래야 아이맥 혹은 맥 프로와 어울리기 때문이다. 게다가 기본으로 제공되는 키보드가 무선이다. 택타일 프로 3는 첩첩산중에 놓였다. 알프스 축을 고수하는 게, 알프스에 고립되는 일이 되어서는 곤란하지 않을까. 도시에서 그저 ‘예쁜 디자인’만으로 먹고살기가 어렵기는 하지만 말이다.

RATING ★★★★☆
FOR 알프스.
AGAINST 알프스.

    에디터
    정우영
    포토그래퍼
    김종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