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관에 가면 욕심이 없어진다. 진정한 아름다움은 단지 그것에 스치는 일만으로도 다 가진 기분이 들게 마련이니까. 시계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지난 3월의 바젤, 차창 밖 풍경처럼 순식간에 멀어졌지만 그것으로 충분하다 되새김질했던 시계들이 있다. 이 시계들은 그런 시계들이다.
#HERMÉS 음각에 투명 유약을 도포, 소재의 심도를 극대화시키는 에이마유 옹브랑(Email Ombrant) 기법은 본래 프랑스의 리모주 도자기를 만드는데 쓰이던 기법이다. 에이마유 옹브랑, 에이마유 옹브랑. 에르메스가 주문을 외니 시계 속에 호랑이가 나타났다. ‘아쏘 타이거’라 이름 붙은 이 시계는 단 12개만 만들어졌다.
FUNCTION 시, 분 표시
MOVEMENT 매뉴팩처 H1837 무브먼트, 50시간 파워 리저브
CASE 화이트 골드, 41mm, 사파이어 크리스탈 케이스백
DIAL 에이마유 옴브랑 기법이 적용된 화이트 골드
#PATEK PHILIPPE 금과 파텍 필립. 시계의 왕이 그에 걸맞은 금속을 만났으니 더 이상 무슨 설명이 필요할까. 하물며 ‘노틸러스’다.
FUNCTION 시, 분, 초, 날짜 표시
MOVEMENT 324SC 칼리버, 45시간 파워 리저브
CASE 18K 핑크 골드, 40mm, 사파이어 크리스탈 케이스백
DIAL 갈색-검은색 그러데이션 적용, 인덱스를 금으로 장식
#JAQUET DROZ 자케 드로의 기묘한 시계 미학이 검은 호수 위에 펼쳐졌다. 시계 중심부를 벗어나 자유로이 부유하는 시곗바늘. 바늘 사이가 멀어지니 도리어 그 미학은 완벽에 가까워졌다. 수 세기 동안 깊어진 그들의 시계 제작 기술 역시도 이 검은 호수 아래서 꿈틀대고 있다.
FUNCTION 시, 분, 초 표시 기능
MOVEMENT 자케 드로 2663A.P 칼리버, 68시간 파워 리저브
CASE 스테인리스 스틸, 43mm, 사파이어 크리스탈 백
DIAL 블랙 오닉스, 18K 화이트 골드로 만든 2개의 인덱스
#HUBLOT 위블로의 ‘빅뱅 유니코 사파이어’는 시계 산업에서 가장 까다로운 소재라는, 오직 다이아몬드에 의해서만 흠집이 난다는 사파이어를 소재로 했다. 바로 이것이 사파이어가 시계에 적용된 가장 진보된 형태, 그런 이유로 미래적, 비전형적, 독보적, 결과적으로는 성공적이다. 이 시계는 500개로 한정 생산된다.
FUNCTION 시, 분, 초 날짜 표시 및 30초 카운터 기능을 갖춘 크로노그래프
MOVEMENT 앤트러사이트 루테늄 소재로 만든 HUB 1242 유니코 칼리버, 72시간 파워 리저브
CASE 사파이어 크리스탈과 티타늄, 45mm
DIAL 스켈레톤 디자인
#HARRY WINSTON 두 개의 투르비옹이 한 시계에서 만났다. 그리고는 춤을 춘다. 몸을 틀고 떨고 급기야는 뒤집으면서. 춤이 계속될수록 중력으로부터 해방되는 시계. ‘1+1’이 위대해지는 경우라면 이 시계가 그 적확한 예다. 20개로 한정 생산.
FUNCTION 시, 분, 파워 리저브 표시 및 각각 117개의 부품으로 이루어진 두 개의 투르비옹.
MOVEMENT 칼리버 HW4502, 55시간 파워 리저브
CASE 18K 화이트 골드, 50.9mm, 사파이어 크리스탈백
DIAL 스켈레톤 디자인, 로듐과 강화 알루미늄
#ArtyA 알티야는 시계 디자이너 이반 아르파(Yvan Arpa)가 그의 부인과 함께 설립한 브랜드다. 그는 괴짜다. 개구리 가죽으로 시곗줄을 만들고 케이스를 전기로 지져내기도 했다. 새 시계는 일렉트로닉 기타에서 영감을 받았다. 케이스는 물론이거니와 다이얼, 인덱스 그리고 크라운에 이르기까지 익숙한 형태는 그 어디에도 없다. 거기에 이 시계를 특별하게 만들어주는 플라잉 투르비옹까지, 만들어진 개수마저 단 한 개 뿐이다.
FUNCTIONS 시, 분 표시와 초침이 달린 플라잉 투르비옹
MOVEMENT MHC 칼리버, 100시간 파워 리저브
CASE PVD 처리된 스테인리스 스틸과 핑크 골드, 37x49mm, 사파이어 크리스탈백
DIAL 스켈레톤 디자인
- 에디터
- 신희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