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하와 얼굴들’의 하세가와 요헤이(AKA 양평이형)가 모은 10개의) 퍼즈 이펙터
그의 학창 시절에는 메탈이 유행했다. 잡음도 없고 출력도 높은 이펙터들이 쏟아졌다. 하지만 그가 동경한 것은 60년대 음악의, 훨씬 더 찌그러진 소리였다. 소위 ‘명기’보단 스스로 재밌다고 생각하는 소리의 퍼즈를 찾았다. 한때 1백 개가 넘었지만 전기적 특성상 쓰지 않으면 고장이 나기에 반 정도 정리했다. 가장 잘 쓰는 퍼즈 이펙터 10개다.
1 70년대 중반에 나온 빅 머프 램스 헤드다. 얼터너티브 밴드들이 많이 사용했다. 그는 잘 쓰지 않는다. 이상하게도 직접 프로듀싱한 밴드들이 더 많이 썼다. 2 폭스 톤머신은 하이가 굉장히 세게 나온다. 리이슈도 나오긴 했는데 소리가 많이 다르다. 3 이건 70년대 중후반 영국에서 나온 복스 톤벤더 Mark III지만, 가장 초창기에 만들어진 퍼즈 중 하나인 Mark I은 지금 구할 수도 없고 시장에 나온다면 최소 몇천 달러다. 4 깁슨 마에스트로는 세계 최초의 퍼즈다. 롤링스톤스의 ‘(I Can’t Get No) Satisfaction’ 인트로가 이 퍼즈 사운드다. 5 그가 가장 많이 쓰는 퍼즈, 일본산 에이스톤 FM2다. 6 톤 셀렉터를 통해 ‘비’와 ‘바’ 소리를 선택할 수 있는 롤랜드사의 비바. 일본 노이즈 밴드들이 많이 쓴다. 아주 심하게 찌그러지는 소리다. 7 에이스톤 FM1은 일본에서 최초로 나온 퍼즈로, 깁슨 마에스트로의 카피 제품이다. 8 지미 헨드릭스가 사용한 퍼즈 페이스는 색깔과 트랜지스터의 종류에 따라 다른 소리를 내고 그 각각을 즐길 수 있는 모델이다. 9 70년대 일본에서 가장 잘나갔던 세션 기타리스트가 애용한, 일본 미라노사의 익사이팅 퍼즈다. 빅 머프를 못 구해서 일본의 비슷한 부품으로 만들어졌다. 그래서 더 재밌는 소리가 난다. 10 런던의 악기 가게 샤프트베리에서 일본의 허니퍼즈를 수입해 듀오퍼즈라는 이름을 붙여 출시했다. 회로는 다 일본에서 만들었다. 로와 하이 둘 다 아주 심한 소리가 난다. 그래서 가장 좋아한다. 메탈이 아닌 메탈릭한 소리랄까.
- 에디터
- 장우철, 손기은, 정우영
- 포토그래퍼
- 이신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