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LTURE

캄보디아의 호화로운 부티크 호텔

2017.05.12GQ

칙칙하고 혼잡한 도시 프놈펜을 좋아하게 되기까진 시간이 걸릴지 모른다. 하지만 아름다운 이 리조트에서라면 이야기가 다르다. 선풍기가 윙윙 돌아가고 열대식물이 무성한 이 성역은 왕궁과 국립박물관과 강변에서 5분 거리인 데다 도시 전체에서 가장 매력적인 수영장을 갖추고 있다. 길이 20미터 수영장은 투숙객 전용이며 녹음과 카바나, 바 겸 레스토랑으로 둘러싸여 있다. 이 레스토랑은 피자, 그린망고 샐러드, 레몬그라스와 고수와 진저 비어로 만든 시그니처 칵테일 등을 판매한다. 그리고 새로 오픈한 스파에선 1만7천원부터 시작하는 마사지를 받을 수 있다. 리조트의 역사 또한 흥미롭다. 건물은 1930년대에 지은 것으로 식민지 시절엔 프랑스의 행정기관으로 사용됐고, 독립 이후엔 노동부가 있었다. 호텔 경영자 알렉시 드 쉬르맹의 ‘Maads’ 그룹이 철거 위기에 처한 건물을 구해냈고, 2년간의 복원 작업을 거쳐 2011년에 문을 열었다. 객실은 차분하고 중성적인 동시에 세련됐다. 4주식 침대와 크메르 실크 커버를 씌운 쿠션, 따뜻한 느낌의 목재 가구로 꾸며져 있으며, 욕실이 개방형이라 한층 더 밝고 바람도 잘 통한다. 저녁 식사만 제공하는 레스토랑 ‘La Pergola’에서는 셰프 올리비에 기용이 세계의 다양한 맛을 느낄 수 있는 요리를 만들어 내온다. 향신료를 넣은 초콜릿 푸딩, 리코타 라비올리, 캄폿 후추 소스를 곁들인 오리 등이 대표적이다. ‘Lotus Pond Gallery’와 안뜰의 ‘Red Pool Lounge’에선 전시가 자주 열린다. 총면적이 대략 5천 제곱미터에 달하다 보니 여느 부티크 호텔과 비교하면 아늑한 느낌은 덜하지만, 같은 가격에 이만큼 호화롭고 널찍한 곳은 어디에도 없다. 오토바이의 경적 소리가 요란하게 합창을 하는 캄보디아의 수도에서 이런 안식처는 금싸라기와도 같다.

theplantation.asia, 더블 룸 약 11만원부터.

    에디터
    글 / 영국 '콘데나스트 트래블러' 편집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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