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가 밀물처럼 차오르는 중이라서 그런 건지, 언젠가부터 쿵쾅거리는 리듬이 고막을 지지는 노래보다 가사가 마음에 감기는 노래를 듣는다. 싱잉앤츠는 감기다 못해 물들고 스몄다. “취소되지도 버릴 수도 없는 악기를 받았네”라고 노래하는 ‘악기’처럼, 그저 지금 여기에서 할 수 있는 일을 담담히 해나가는 사람의 토로가 더욱 절실하게 다가왔다. 그들의 2집 <우리는 언젠가 모두 죽겠지요>를 단 한 번만 들을 수는 없을 것이다. 싱잉앤츠는 사건이나 문제가 없을 때도 불러내고 싶은 친구, 선하지만 날카로운 정신으로 옆에 있어주는 음악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