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핑크색 축구화를 신을 때, 단종된 명작을 찾아 헤매는 진짜 사나이. 나이키와 계약된 바가 없음에도 단종된 하이퍼베놈 팬텀 3을 신는다. 마이클 올리세는 아마 축구계에 마지막으로 남은 진짜 축구화 마니아일 것이다.

최근 몇 주 동안 월드컵을 봤다면 한 가지를 눈치챘을 것이다. 거의 모든 선수가 비슷한 컬러의 축구화를 신고 있다는 사실이다. 하지만 마이클 올리세는 다르다.
세계 최고의 선수들 대부분이 계약한 브랜드가 제공하는 축구화를 신고 뛰는 동안, 런던 출신의 프랑스 윙어 올리세는 이번 대회에서 엘리트 축구계에서는 보기 드문 선택을 했다. 자신이 정말 좋아하는 축구화를 신고 경기장에 나선 것이다. 얼핏 당연하게 들리지만, 지금의 프로 축구에서는 전혀 당연한 일이 아니다.
그는 2015년 출시된 나이키 머큐리얼 슈퍼플라이 4, 최신 머큐리얼 슈퍼플라이 10, 뉴발란스 테켈라 V4+, 심지어 2006년 출시된 아디다스 F50 튜닛까지 신었다. 축구화 전문 계정인 부츠 컬처에 따르면, 바이에른 뮌헨에서의 첫 시즌 훈련에서만 무려 15켤레의 서로 다른 축구화를 신었다고 한다. 하지만 그가 가장 사랑하는 모델은 단연 나이키 하이퍼베놈 팬텀 3다.

하이퍼베놈 팬텀 3는 2017년에 처음 출시됐고 오래전 단종됐다. 대부분의 선수라면 이미 몇 년 전에 다른 모델로 갈아탔을 것이다. 스폰서가 그렇게 만들었을 테니까. 하지만 올리세는 계속해서 이 축구화를 찾아낸다. 오래된 제품을 구해 다시 신고 뛰는 모습은 마치 사지 못했던 재킷이 계속 생각나 이베이를 뒤지는 내 모습을 떠올리게 한다.
단종된 스니커즈 한 켤레를 찾기 위해 몇 달을 허비해 본 적이 있거나, 빈티지 시계 하나를 애타게 찾아본 적이 있거나, 브랜드가 왜인지 갑자기 단종시켜 버린 완벽한 청바지를 끝없이 찾아다녀본 경험이 있다면, 올리세가 왜 이런 선택을 하는지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흥미로운 점은 올리세가 향수에 젖어서 오래된 축구화를 신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그는 그저 그 축구화가 더 좋기 때문에 신는다. 나이키 축구화를 신고 있지만 나이키로부터 단 한 푼도 받지 않는다. 그의 측근은 프랑스 스포츠 신문 레퀴프에 이렇게 말했다. “그는 어떤 브랜드와도 계약을 맺고 있지 않습니다. 그런 것에는 전혀 관심이 없습니다.”

보통 축구선수에게는 이런 자유가 없다. 나이키와 계약하면 나이키를 신어야 하고, 아디다스와 계약하면 아디다스를 신어야 한다. 스케쳐스와 계약하면 당연히 스케쳐스를 신는다. 새로운 컬렉션이 출시되면 그걸로 신어야 한다. 계약의 일부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올리세는 이상할 정도로 이 시스템 자체를 피해갔다.
그 결과 그의 축구화는 오래전 축구 선수들처럼 개인 스타일의 일부가 됐다. 유니폼 색상에 맞춰 축구화를 고르는 것을 좋아한다는 이야기도 있다. 그날 기분에 따라 서로 다른 실루엣의 축구화를 신는다. 그에게 축구화는 단순한 장비가 아니라, 누군가가 가장 아끼는 스니커즈를 대하는 방식에 더 가깝다. 개성이 터널 패션에서 시작해 터널 패션에서 끝나는 요즘 축구계에서는 오히려 이런 모습이 신선하다.
축구는 그 어느 때보다 패션과 가까워졌다. 선수들은 패션위크 프런트 로에 앉고, 럭셔리 브랜드 캠페인 모델이 되며, 캡슐 컬렉션도 꾸준히 선보인다. 하지만 막상 경기 시작 휘슬이 울리면 어쩔 수 없이 대부분은 놀랄 만큼 비슷한 모습이 된다.
마이클 올리세는 다르다. 가장 화려하거나 가장 희귀한 축구화를 신어서가 아니다. 그 축구화가 누구의 것인지 단번에 알 수 있을 만큼 그의 취향이 분명하게 담겨 있기 때문이다. 또 다른 하이퍼베놈 팬텀 3를 신든, 대부분의 사람들이 존재조차 잊고 있던 F50을 다시 꺼내 신든, 모든 선택은 오직 자신의 기준에서 이뤄진다. 지큐 편집자 마할리아 창은 이렇게 말한다. “올리세야말로 진짜 스타일 킬러예요. 돈보다 스타일을 선택하는 유일한 선수니까요.” 이보다 더 적절한 표현은 없을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