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는 척 하기 좋음, 축구 팬이 알려주는 2026 월드컵 잡학사전 49

2026.06.21.조서형, Mike Christensen

이번 달 단톡방에서 수상할 정도로 축구를 많이 아는 사람처럼 보이는 방법.

혹시 아직 몰랐다면, 지금 월드컵이 열리고 있다. 한국은 1승 1패로 다음 주를 기대하게 하는 출발을 했고, 리오넬 메시는 벌써 해트트릭을 기록했다. 엘링 홀란드, 킬리안 음바페, 해리 케인의 멀티골 소식도 당신의 피드를 가득 채우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런 건 누구나 아는 이야기다. 단톡방에서 유난히 박식해 보일 수 있도록, 이번 월드컵에 참가한 모든 국가의 팬들에게 진짜 팬만 알 법한 이야기를 하나씩 물어봤다. 나중에 이 기사를 고마워하게 될 것이다.

알제리

루카 지단은 지네딘 지단의 아들이다. 알제리 대표팀에 포함된 프랑스 출생 선수 13명 중 한 명이다. 골키퍼인 그는 과거에는 등번호 위에 이름인 ‘루카’를 새겼지만, 이제는 아버지의 성인 ‘지단’을 사용하고 있다. 2006년 월드컵에서 아버지가 겪었던 것만큼 머리 아픈 대회를 치르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아르헨티나

“골키퍼 에밀리아노 ‘디부’ 마르티네스는 경기 날이면 정강이 보호대 안에 작은 테디베어 인형을 넣어둡니다. 그는 이것이 자신이 승부차기에 강한 이유 중 하나라고 믿고 있죠. 참고로 ‘디부’라는 별명은 1990년대 아르헨티나 TV 프로그램에 등장했던 만화 캐릭터에서 왔습니다. 12살 때의 마르티네스와 똑같이 생겼거든요.” — 마티아스 디 파스쿠알레

호주

“심슨 가족의 모 시즐랙, 루 리드, 그리고 버피 더 뱀파이어 슬레이어의 공통점이 뭔지 아세요? 생각보다 많습니다. 이 셋 모두 잭슨 어바인의 몸 어딘가에 문신으로 새겨져 있습니다.” — 제러미 허샨

오스트리아

“다비드 알라바, 마르코 아르나우토비치, 그리고 오스트리아 축구 전설 안드레아스 헤어초크는 마법사의 일기라는 공식 축구협회 어린이책을 출간했습니다. 이야기 속에는 알라바와 아르나우토비치의 십대 시절 가상 캐릭터가 등장하며, 여름방학에 심심해진 두 친구가 직접 축구팀을 만드는 내용입니다. 우정과 협동심, 끈기를 가르치며 실제 선수들의 성장 과정도 반영했습니다.” — 크리스토프 플릭

벨기에

“벨기에 팬들은 메이저 대회가 열리면 클럽 라이벌 의식을 잠시 내려놓는 전통이 있습니다. 경기 전에는 대규모 팬 행진을 함께 하죠. 2018년 러시아 월드컵 당시에는 1만 명이 넘는 팬들이 붉은 옷을 입고 함께 행진했습니다. 또 매 대회마다 상대국 팬들과 친선 경기를 여는데, 모스크바 붉은광장에서 열린 경기는 특히 유명합니다.” — 에스테반 투마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

“세르게이 바르바레즈는 단순한 축구 선수가 아니었습니다. 주장이고, 리더였으며, 국가적 자부심의 상징이었죠. 하지만 선수 시절 내내 이루지 못한 것이 하나 있었습니다. 바로 월드컵 진출입니다. 은퇴 후 그는 프로 포커 선수로 새로운 삶을 시작했고 축구와는 끝난 듯 보였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국가대표팀 감독으로 돌아와 보스니아를 사상 두 번째 월드컵 본선으로 이끌었습니다.” — 산진

브라질

브라질은 1930년 이후 모든 월드컵에 출전한 유일한 국가다. 하지만 처음부터 노란 유니폼을 입었던 것은 아니다. 1953년까지는 흰색 유니폼을 사용했다. 그러나 1950년 월드컵 결승에서 우루과이에 충격적인 패배를 당한 뒤 브라질 축구협회는 새로운 유니폼 디자인 공모전을 열었다. 당시 19세였던 기자 알디르 슐레가 지금의 노란 상의, 초록색 장식, 파란 반바지, 흰 양말 조합을 디자인했다. 네이마르를 볼 때마다 그를 한 번쯤 떠올려보자.

캐나다

“캐나다는 1877년 잉글랜드 외 지역 최초의 축구협회가 탄생한 나라입니다. 하지만 솔직히 이후 크게 발전하지는 못했죠. 아이스하키와 야구가 너무 큰 인기를 가진 탓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도 지금은 역대 최고의 대표팀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사우샘프턴의 카일 라린, 유벤투스의 조너선 데이비드, 비야레알의 타존 뷰캐넌, 그리고 바이에른 뮌헨의 알폰소 데이비스가 있죠. 데이비스는 드레이크가 인스타그램에서 팔로우하는 유일한 국가대표 선수이기도 합니다.” — 마커스 미트로풀로스

카보베르데

이번 월드컵 최고의 성공 스토리 중 하나는 단연 골키퍼 조시마르 ‘보지냐’ 디아스다. 40세의 그는 카보베르데의 첫 월드컵 무대에서 스페인을 상대로 7개의 선방을 기록하며 0대0 무승부를 이끌었다. 아이들에게는 ‘할아버지’라는 별명으로 불리던 그는 단 90분 만에 인스타그램 팔로워가 4만6천 명에서 200만 명으로 늘었고, 이후 1,300만 명을 넘어섰다.

콜롬비아

“콜롬비아에는 ‘엘 콜레’라는 전설적인 슈퍼팬이 있습니다. 30년 넘게 안데스 콘도르, 즉 콜롬비아의 국조를 본뜬 의상을 입고 응원해왔죠. 노란색, 파란색, 빨간색 깃털로 온몸을 장식하고 날개를 퍼덕이거나 와이어에 매달려 관중석 위를 날아다니는 퍼포먼스까지 선보입니다.” — 셀린 하우

콩고민주공화국

이번 대회에서 가장 눈에 띄는 팬은 루뭄바 베아일 것이다. 본명은 미셸 쿠카 음볼라딩가. 올해 아프리카 네이션스컵에서 완벽한 테일러링과 조각상처럼 움직이지 않는 응원 자세로 화제가 됐다. 현재 대표팀과 함께 이동하며 경기마다 새로운 관심을 불러모으고 있다.

크로아티아

“37세가 된 지금도 대표팀에서 활약 중인 이반 페리시치는 사실 비치발리볼 선수이기도 합니다. 10살 때부터 비치발리볼을 해왔고 2017년에는 FIVB 비치발리볼 월드투어에 출전해 크로아티아를 대표했습니다. 출전 수당도 크로아티아 배구협회에 기부했죠.” — 옐레나 스케네

퀴라소

월드컵 참가국 확대를 비판했던 사람들도 독일전 동점골을 본 뒤에는 생각이 달라졌을 것이다. 퀴라소가 월드컵 첫 골을 넣는 장면을 본 팬들은 평생 그 순간을 잊지 못할 것이다. 특히 골 세리머니 과정에서 여러 선수가 뒤엉켜 만든 장면은 다양한 흑인 곱슬머리 스타일을 보여주며 ‘블랙 헤어 모먼트’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체코

대부분 국가에서는 월드컵 기간 동안 클럽 응원 문화를 잠시 내려놓는다. 하지만 체코는 다르다. 대표팀을 응원하면서도 자신이 응원하는 클럽 유니폼을 함께 입는 것이 오랜 전통이다.

에콰도르

“에콰도르 팬들은 ‘반데라소’라는 전통이 있습니다. 카타르 월드컵 때 시작됐는데, 세계 각지에 거주하는 에콰도르 사람들이 모여 응원가를 배우고 국기를 흔들며 대표팀을 응원하는 행사입니다.” — 산티아고 엔리케스

이집트

“이집트 축구 문화의 가장 재밌는 점은 모순입니다. 월드컵이 시작되면 알아흘리 팬과 자말렉 팬이 모두 하나가 되죠. 그런데 선수가 패스를 한 번 잘못하면 곧바로 서로 상대 팀 선수 탓을 하기 시작합니다. 우리는 첫 실수가 나오기 전까지만 하나의 국가입니다.” — 사미 엘 멘샤위

잉글랜드

이번 월드컵에서 잉글랜드 관련 이야기 중 최고는 역시 앤서니 고든과 다이애나비 헤어스타일 밈이다. 사람들은 둘이 한 번도 같은 장소에 있었던 적이 없다고 말한다. 맞는 말이다.

프랑스

프랑스는 1930년 멕시코와 함께 역사상 첫 월드컵 경기를 치렀다. 눈이 내리는 가운데 4대1로 승리했고, 뤼시앵 로랑은 월드컵 역사상 첫 골을 넣었지만 세리머니조차 하지 않았다. 반면 킬리안 음바페는 세네갈전 득점 후 그렇지 않았다. 6월 17일 기준 월드컵에서 나온 58골 중 24골은 나이키 축구화를 신은 선수들이 넣었고, 그중 18골은 머큐리얼 착용자들의 골이었다.

독일

독일은 휴스턴에서 퀴라소를 7대1로 꺾으며 화려하게 출발했다. 하지만 카이 하베르츠, 자말 무시알라, 플로리안 비르츠보다 미국에서 더 화제가 된 독일인은 따로 있다. X에서 활동하는 @FreddyLA7로, 미국 음식과 문화에 대한 솔직한 평가 영상으로 바이럴 스타가 됐다.

가나

“우리의 심장은 자마입니다. 노래하고 북을 치며 주고받는 응원 문화죠. 이번 대회에서는 ‘자마 챌린지’가 전 세계로 퍼져 수백만 명이 참여하고 있습니다. 경기장 팬들과 수천 킬로미터 떨어진 집에서 응원하는 사람들이 하나의 리듬으로 연결됩니다. 블랙 스타스를 응원하는 것은 단순한 축구가 아니라 자부심과 정체성 그 자체입니다.” — 마이클 바아

아이티

“아이티 시골에서는 축구를 하다가 먼저 실점한 팀이 남은 경기를 상의 탈의한 채 뛰어야 합니다. 원정팀은 부두교 저주를 피하기 위해 뒤로 걸어 입장하기도 하죠. 그리고 공 주인을 교체하면 경기가 끝납니다. 아이티는 주경기장이 피란민 수용소로 사용되면서 월드컵 예선을 모두 해외에서 치렀습니다. 또 아이티 팬의 절반 정도는 브라질 팬이기도 해서 브라질과 맞붙는 날 누구를 응원할지가 큰 화제입니다.” — 핸디 틸버트

이란

“데니스 다르가히의 대표팀 합류는 특별한 이야기입니다. 독일 출생으로 이란계 아버지와 스페인계 어머니를 둔 그는 29세가 돼서야 이란 대표팀에 합류했습니다. 독일 U-19 대표 경험도 있지만, 2026년 공격진 보강을 위해 이란의 부름을 받았죠. 그의 이모는 화가이자 배우인 아나히타 다르가히입니다.” — 발라 야즈다니

이라크

“메소포타미아의 사자들. 아마 축구계 최고의 별명일 겁니다. 이라크는 전설적인 선수이자 감독인 아모 바바를 배출했지만 그는 월드컵에 나가지 못했습니다. 이제 네덜란드, 스웨덴, 호주, 미국에서 태어난 디아스포라 세대가 그의 꿈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세상 어디에 흩어져도 아름다운 무언가를 만들어내는 것, 그게 바로 이라크입니다.” — 요소르 알 수하일리

코트디부아르

평균 연령 25.8세의 코트디부아르는 이번 대회 최연소 스쿼드를 보유하고 있다. 평균 나이를 낮추는 데 큰 역할을 한 선수는 23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아마드 디알로와 19세의 얀 디오망데다. 특히 디오망데는 리버풀 이적설이 끊이지 않는 유망주다. 두 선수는 에콰도르와의 첫 경기 막판 결승골을 합작했다. 코트디부아르가 이번 대회에서 돌풍을 일으킨다면, 젊은 선수들을 과감히 기용한 감독 에메르스 파에가 많은 찬사를 받을 것이다.

일본

네덜란드전 이후 선수들이 사용한 라커룸을 완벽하게 정리하고, 팬들 역시 경기장을 깨끗하게 청소하고 떠나는 모습 덕분에 일본의 청결 문화는 이미 유명하다. 하지만 해설위원 혼다 게이스케는 또 다른 일본 문화를 보여줬다. 바로 특유의 건조한 유머 감각이다. 일본의 첫 경기에서 그는 마치 아침 7시에 커피를 주문하듯 무심한 말투로 촌철살인 멘트를 연달아 던지며 화제를 모았다.

요르단

“40년이 넘는 도전과 10번의 실패 끝에 우리는 마침내 월드컵에 진출했습니다. 그것도 이슬람 명절인 이드 알 아드하 당일에요. 원래도 축제 같은 날이었는데 나라 전체가 더 큰 축제를 벌였습니다. 업적을 인정받아 모로코 출신 감독 자말 셀라미는 요르단 국적까지 받았습니다. 보통 감독들은 보너스를 받지만 우리 감독은 여권을 받았죠.” — 모하메드 자바드네

멕시코

“2026 월드컵 최연소 선수인 17세 힐 모라는 단순한 축구 선수가 아닙니다. 가능성 그 자체죠. 세계 최고의 무대에서 뛰는 그를 보며 우리는 기대보다 희망을 봅니다. 세상은 공을 쫓는 소년을 보겠지만, 우리는 멕시코 축구의 새로운 장이 시작되는 순간을 보고 있습니다.” — 마투 오르티스

모로코

“닐 엘 아이나우이는 이번 월드컵에서 모로코의 핵심 자원이 될 선수입니다. 그런데 운동선수는 그뿐만이 아닙니다. 그의 아버지 유네스 엘 아이나우이는 세계 랭킹 14위까지 올랐던 전 프로 테니스 선수입니다. 닐은 라켓 대신 축구화를 선택했지만, 아버지와 마찬가지로 투지와 기술을 모두 갖췄습니다.” — 오마르 벨하지

네덜란드

“덴절 둠프리스는 2018년 국가대표 데뷔 직전 인터뷰에서 자신을 두고 ‘발이 딱딱하다’고 말했습니다. 기술이 좋은 선수가 아니라는 뜻이었죠. 그런데 곧바로 ‘그래도 노력하면 어디까지든 갈 수 있다는 증거’라고 덧붙였습니다. 그는 이어 ‘부드러운 발을 가지려면 로날트 쿠만 감독을 찾아가라. 손이 아주 부드럽다’는 농담까지 했죠. 콘크리트 블록 같던 발이 실크 슬리퍼가 된 셈입니다.” — 레니 마기스

뉴질랜드

“뉴질랜드 대표팀 선수 팀 페인은 아르헨티나 인플루언서 발렌 스카르시니가 ‘월드컵에서 가장 무명인 선수’를 유명하게 만들자는 캠페인을 시작하면서 인생이 바뀌었습니다. 인스타그램 팔로워는 일주일 만에 4,700명에서 500만 명을 돌파했고, 그는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축구 선수 중 한 명이 됐습니다.” — 러셀 피셔

나이지리아

“농담처럼 하는 말이 있습니다. 세상 어디를 가도 나이지리아인은 있다는 거죠. 이번 월드컵이 그 증거입니다. 나이지리아는 본선 진출에 실패했지만, 다른 나라 대표팀 선수 가운데 약 20명이 나이지리아 대표 자격을 가질 수 있는 선수들입니다. 잉글랜드에는 사카, 마두에케, 에제가 있고 프랑스에는 올리세, 독일에는 펠릭스 은메차와 자말 무시알라가 있습니다. 오스트리아 주장 다비드 알라바도 나이지리아 혈통을 갖고 있죠.” — 아니에피옥 에크푸도움

노르웨이

노르웨이 선발 11명 가운데 6명은 자국이 마지막으로 월드컵에 출전했던 1998년에 아직 태어나지도 않았다. 본선 진출만으로도 세대를 관통한 한을 풀었지만, 이제는 결과를 만들어야 할 차례다. 평균 신장 185cm인 노르웨이는 이번 대회 최장신 팀 공동 1위다.

파나마

이번 대회가 젊은 스타들로 가득하지만, 파나마는 정반대 전략을 선택했다. 평균 연령 30.4세로 이번 월드컵 최고령 스쿼드다. 24세 이하 선수는 한 명도 없고, 주장 아니발 고도이는 36세다. 다만 선수 7명이 월드컵 경험자라는 점은 큰 강점이다.

파라과이

“월드컵 출정식 경기에서 니카라과를 4대0으로 꺾었습니다. 그런데 경기 전 팬들이 쏘아 올린 불꽃놀이 연기가 너무 심해 경기가 지연됐죠. 겁먹은 유기견 한 마리가 경기장 안으로 뛰어들기도 했습니다. 안타깝게도 에이스 훌리오 엔시소는 그 경기에서 부상으로 들것에 실려 나갔습니다.” — 앤디 존스

포르투갈

“로베르토 마르티네스 감독은 숫자 6이 포르투갈에 특별하다고 말합니다. 1966년 월드컵 3위, 2006년 월드컵 4강, 2016년 유로 우승. 그렇다면 2026년은 어떨까요? 또 많은 팬들은 1997년 심슨 가족이 포르투갈의 월드컵 우승을 예언했다고 믿지만, 실제로는 사실이 아닙니다.” — 곤살루 브리투 페레이라

카타르

불알렘 쿠키가 스위스전 후반 추가시간 94분에 극적인 동점골을 넣었을 때 전 세계 카타르 팬들은 열광했다. 하지만 그 순간의 감정을 가장 잘 보여준 사람은 비인 스포츠 해설자 파하드 알샤왈리였다. 그는 중계석에서 완전히 흥분 상태가 됐고, 그 장면은 아랍권 전역으로 송출되며 바이럴됐다. ITV의 샘 매터페이스와 리 딕슨 중계와 비교하면 왜 화제가 됐는지 이해할 수 있다.

사우디아라비아

“1994년 저는 여섯 살이었습니다. 사이드 알오와이란이 자기 진영에서 공을 잡아 벨기에 선수들을 모두 제치고 월드컵 역사에 남을 골을 넣는 장면을 봤죠. 그 감정을 다시 느끼기까지 28년이 걸렸습니다. 2022년 살렘 알다우사리가 아르헨티나를 상대로 결승골을 넣었을 때 말이죠. 어떤 세대는 자신만의 순간을 위해 오랫동안 기다립니다.” — 파이살 알다킬

스코틀랜드

“스코틀랜드 없는 파티는 없습니다. 수만 명의 타탄 아미가 거리로 쏟아져 나오는 모습은 어떤 상대에게도 위압적이죠. 물론 통계적으로는 그 뒤에 우리가 질 가능성이 높지만요. 그 응원단의 중심에는 올해 93세가 된 모이라 브라운이 있습니다. 그녀는 1946년 스코틀랜드가 잉글랜드를 이긴 경기를 직접 봤고, 지금도 글래스고에서 보스턴과 마이애미까지 이동하며 대표팀을 응원합니다. ‘한 손에는 맥주, 다른 손에는 담배를 들고 스코틀랜드의 월드컵 우승을 보고 싶다’는 것이 그녀의 소원입니다.” — 카일 맥닐

세네갈

사디오 마네는 아프리카 최고의 선수 중 한 명이지만, 그의 최고의 도움 기록은 경기장 밖에서 나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는 아프리카 네이션스컵 상금 상당 부분을 학교, 병원, 주택 건설에 기부했고, 고향 밤발리 마을의 현대화 사업도 지원했다. 이러한 공로로 2022년 발롱도르에서 첫 소크라테스상을 수상했다.

남아프리카공화국

“미드필더 렐레보힐레 모포켕을 주목하세요. 올랜도 파이리츠를 국내 3관왕으로 이끈 21세 플레이메이커입니다. 현재 남아공 축구계에서 가장 많은 기대를 받는 선수이며 이번 월드컵 최고의 신데렐라가 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 딘 스태트먼

대한민국

옌스 카스트로프는 월드컵 무대에서 대한민국을 대표한 최초의 외국 출생 혼혈 남자 선수다. 독일에서 태어난 그는 2025년 독일 대신 어머니의 고국인 한국을 선택했다.

스페인

“지난 유럽선수권 당시 라민 야말은 겨우 16세였습니다. 독일 법에 따르면 미성년자는 밤 11시 이후 일할 수 없었죠. 그래서 일부 경기에서는 그 시간 전에 교체됐지만, 인터뷰와 샤워까지 업무로 간주되기 때문에 사실상 여러 번 법을 위반했습니다. 결국 예외가 인정됐고 벌금도 내지 않았습니다. 그의 재능만큼 특별한 예외였죠.” — 다니 보라스

스웨덴

“스웨덴에서는 지금도 ‘94년의 여름’을 이야기합니다. 그해 월드컵 3위를 차지했기 때문이죠. 당시 공식 응원가인 ‘미국에서 금을 캐자’는 지금도 클럽에서 매주 나올 정도로 유명합니다. 올해 월드컵도 미국에서 열리기 때문에 모두가 ‘새로운 94년’을 꿈꾸고 있고, 이 노래 역시 다시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 산나 만스케

스위스

“2006년 월드컵 16강에서 우크라이나와 승부차기를 했습니다. 아버지는 자신 있다고 생각했죠. 그런데 스위스는 승부차기 다섯 개를 모두 실축했습니다. 우리는 월드컵 역사상 승부차기에서 단 한 골도 넣지 못한 최초의 팀이 됐죠. 게다가 정규시간과 연장전을 포함해 단 한 골도 내주지 않고 탈락한 유일한 팀이기도 합니다.” — 엘마제 아데미

튀니지

튀니지가 스웨덴전 1대5 패배 후 사브리 라무시 감독을 경질한 것은 놀라운 일처럼 보인다. 하지만 사실 월드컵 도중 감독을 해임한 것이 처음은 아니다. 1998년 프랑스 월드컵에서도 두 경기 만에 헨리크 카스페르차크 감독을 해고한 적이 있다. 그래도 2018년 월드컵 개막 이틀 전 훌렌 로페테기를 경질했던 스페인만큼 극적이진 않다.

튀르키예

“2002년 월드컵 4강 신화를 이룬 지 24년 만에 튀르키예가 돌아왔습니다. 하칸 찰하놀루, 페르디 카디오을루, 바르시 알페르 일마즈, 레알 마드리드의 아르다 귈레르, 유벤투스의 케난 일디즈까지. 이번 팀은 하이라이트 영상을 위해 만들어진 팀처럼 보입니다.” — 외즈귀르 아타누르

미국

지난주 미국과 파라과이 경기가 열린 로스앤젤레스 스타디움은 현재 세계에서 가장 비싼 축구 경기장이다. 축구 전용 경기장으로 개조하는 데만 약 41억 파운드가 들었다. 더 놀라운 사실은 이번 월드컵 동안 이곳에서 열리는 경기가 단 8경기뿐이라는 점이다.

우루과이

“이번 월드컵은 24년 만에 루이스 수아레스 없이 치르는 월드컵입니다. 우루과이에서는 페냐롤 팬과 나시오날 팬이 갈리는데, 수아레스가 빠진 것을 나시오날 팬들이 특히 아쉬워합니다. 그래도 발베르데, 벤탄쿠르, 우가르테가 있습니다. 우승 후보는 아니지만 누구도 우리를 상대하고 싶어 하진 않을 겁니다. 바모 라 셀레스테!” — 후안 페레이라

우즈베키스탄

이탈리아는 이번 월드컵 본선에 오르지 못했지만 감독 분야에서는 여전히 존재감이 강하다. 브라질의 카를로 안첼로티, 튀르키예의 빈첸초 몬텔라에 이어 우즈베키스탄에는 파비오 칸나바로가 있다. 그는 2025년 말 대표팀 지휘봉을 잡았고, 우즈베키스탄 팬들은 월드컵 우승 경험을 가진 그가 팀의 첫 월드컵 도전을 성공으로 이끌어주길 기대하고 있다.

조서형

조서형

디지털 에디터

조서형은 아웃도어와 건강, 기후 위기, 인물 등을 다루며 웹 콘텐츠를 만드는 'GQ KOREA' 디지털 에디터입니다. 경희대학교에서 무역학을 전공하고 일본의 데이터 분석 회사에서 근무했으며 'GO OUT KOREA', '볼드저널', '일점오도씨' 및 브랜드 매거진을 만드는 일을 했습니다. 2년간 한겨레신문 토요판 커버스토리를 작성하며 사회 문제와 트렌드 등을 취재했고, 2024년에는 사계절 시리즈 에세이 '여름이 너무해'를 출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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