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길리 “이제야 출발 선에 선 느낌? 진짜 시작인거죠”

2026.05.19.김성지, 신기호

2026 GQ KOREA HEROES – KIM GIL LI
정상에서 다시 시작된 김길리의 다음 질주.

헴프 리넨 코트, 리피트 로고 크롭 스쿱넥 탱크톱, 릴랙스 스트레이트 데님 팬츠, 화이트 샌들, 모두 폴로 랄프 로렌.
리넨 재킷, 레드 케이블 니트 코튼 풀 지퍼 후디, 모두 폴로 랄프 로렌.

GQ 야구장 간 피드 봤어요. 그간 쌓인 스트레스 전부 날릴 기세로 아주 열심히 응원하던 그 피드.
GL 맞아요. 흐흥.
GQ 시구는 안 떨렸어요?
GL 아뇨. 긴장 많이 했죠. 많이 떨렸는데 제가 좋아하는 팀의 시구를 할 수 있는 건 영광이니까. 그래서 좋았어요. 떨렸지만 재밌고, 좋았다.
GQ 언제부터 기아 타이거즈 팬이었어요?
GL 오래됐죠. 부모님 고향이 전라도거든요. 그래서 자연스럽게 어려서부터 부모님 따라서 응원하다 보니까 이렇게 빅팬이 됐어요.
GQ 요즘 응원하게 되는 선수는요?
GL (미소) 김도영 선수요.

슬림 스트레치 라이트 그린 폴로 셔츠, 오렌지 폴로 셔츠, 핑크 폴로 셔츠, 트윌 드로스트링 와이드 레그 팬츠, 하이톱 포니 발레리나 스니커즈, 모두 폴로 랄프 로렌.

GQ 이번 시구처럼 선수가 아닌 모습으로 대중 앞에 섰던 시간이 요즘 꽤 많았죠? 오늘 촬영도 그렇고요.
GL 네. 방송 출연도 있었고, 오늘 같은 화보 촬영도 몇 번 했어요.
GQ 어땠어요?
GL 처음엔 낯설고, 어려웠어요. 긴장도 많이 했고요. 그런데 계속하다 보니까 뭐랄까, 재미? 재미를 좀 느끼고 있는 것 같아요. 매일 훈련만 하다가 이렇게 다른 분야에서의 일을, 이걸 일이라고 해도 되는지 모르겠지만 다양한 경험을 하다 보니까 새롭더라고요. 뭔가 재밌고, 신기하고.
GQ 이렇게 경기장이 아닌 곳이나 스케이트를 신지 않은 모습으로 대중 앞에 서는 것에 대해서 처음엔 고민도 많았을 것 같아요.
GL 네, 아무래도 그랬어요.
GQ 어떤 의미를 더해볼 수 있을까요? 경기장 안과 밖, 장소만 다를 뿐 분명 ‘김길리’라는 영향력이 전해지는 건 같으니까.
GL 말씀하신 것처럼 선수로서 경기장에서 보여드릴 수 있는 게 분명히 있죠. 결과로요. 그리고 이렇게 경기장 밖에서 또 다른 모습으로 전해드릴 수 있는 이야기나 에너지도 분명 있는 것 같고요. 결국 제가 있는 곳이 어디든 좋은 모습을 많이 보여드리고 싶어요. 제가 감히 좋은 영향력을 전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그럴 수 있도록 더 열심히 노력해야겠다는 생각도 들고요.

싱글 브레스트 헴프 블레이저와 팬츠, 블루 리넨 셔츠, 디아나 레더 샌들, 체크 패턴 리넨 코튼 스카프, 브레이디드 바체타 레더 벨트, 모두 폴로 랄프 로렌.

GQ 훌륭한 선수들을 만나보면 ‘노력’이라는 단어를 많이 쓰더라고요. 그러니까 지금 길리 선수처럼 본업 외의 어떤 경우를 이야기할 때 대부분이 ‘노력하겠다’고 말하는데, 저는 그때마다 이 부분이 멋지다고 생각했어요. 그게 무엇이든 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또 실행해보려는 적극적인 태도 같아서요.
GL 고맙습니다. 그래도 경기장 안이나 훈련에 들이는 노력이 가장 익숙하고 편한 건 맞는 것 같긴 해요. 흐흐흥. 촬영이나 방송 보단.
GQ 익숙하고 편하다고 했지만 실제 훈련량은 어마어마하겠죠? 하루 훈련량은 어느 정도예요?
GL 잠자고 밥 먹는 시간 빼면 전부 운동만 한다고 생각하시면 돼요. 지금 같은 비시즌에도 체력 훈련은 매일 하고 있고요. 그러다 시즌 들어가면 이제 기술적인 부분, 속도적인 부분에 집중해서 더 다양한 훈련을 해요.
GQ 아까 잠깐 이야기 나눌 때 이 중에도 어렵고 어려운 건 체력 훈련이라고 했잖아요. 매일 하지만 매일 힘들다고.
GL 맞아요. 하, 진짜 너어어무 힘들어요.
GQ 본인도 너어어무 힘들다고는 힘줘서 말하지만, 사실 많은 전문가가 길리 선수의 강점을 ‘체력’으로 꼽고 있잖아요. 그 힘든 훈련을 매일 소화했으니 당연히 강점으로 발전할 수밖에요.
GL 네, 그런데 어렸을 때부터 체력은 정말 좋았던 것 같긴 해요. 흐흐흐흥. 일단 뭘 해도 잘 안 지쳤어요. 그래서 놀 때도 되게 잘 노는 편이었어요. 동네에서 야구를 하든, 달리기를 하든, 어떤 놀이를 하든 힘들다? 이런 거 없었어요.

데님 트러커 재킷과 팬츠, 코튼 저지 링거 티셔츠, 오렌지 폴로 셔츠, 하이톱 포니 발레리나 스니커즈, 슬림 브레이디드 카프 레더 벨트, 모두 폴로 랄프 로렌.
오버레이 윈드브레이커, 립 니트 메리노 울 모크넥 스웨터, 오버사이즈 리넨 셔츠, 테리 드로스트링 쇼츠, 포니 발레 플랫 슈즈, 폴로 플레이 캔버스 레더 라지 토트 백, 모두 폴로 랄프 로렌.

GQ 어려서부터 운동을 좋아했네요?
GL 네, 모든 운동을 다 좋아했어요. 그래서 이것저것 많이 해보기도 했고요. 저 학원도 많이 다녔어요. 그러다가 이제 쇼트트랙까지 하게 된 거죠.
GQ 정말, 쇼트트랙은 어떻게 시작하게 됐어요?
GL 제가 운동하는 걸 좋아해서 그렇게 여러 종목을 경험하다가 어느 날 엄마가 여름 특강 공고를 보셨어요. 그렇게 취미로 시작했는데, 점점 재미가 붙으면서 이렇게 계속 타게 된 것 같아요.
GQ 겸손하게 “재미가 붙어서”라고 말했지만, 저는 알고 있어요. 주니어 때부터 기록 차이가 굉장했다고요. 같은 나이 대에서 월등했다고 들었어요.
GL (미소)
GQ 이쯤 되면 ‘나 이거 잘하는구나’, ‘이거 해볼 만하겠다’라는 판단이 섰을 것 같은데, 본격적으로 선수가 돼야겠다고 마음먹은 건 언제쯤이었어요?
GL 초등학교 2학년부터 국가대표라는 꿈을 가졌어요. 근데 그 계기가 제가 잘해서는 전혀 아니었고요. 제가 선수반에 들어갔더니 거기에 국가대표 선수들이 있는 거예요. 그분들 보면서 자연스럽게 꿈이 생겼던 것 같아요. 나도 저렇게 타고 싶다, 저런 선수가 되고 싶다는 그런 막연한 동경 같은.

데님 트러커 재킷과 팬츠, 코튼 저지 링거 티셔츠, 오렌지 폴로 셔츠, 하이톱 포니 발레리나 스니커즈, 슬림 브레이디드 카프 레더 벨트, 모두 폴로 랄프 로렌.

GQ 당시 꼬마 김길리 선수 눈엔 어떤 선수가 들어오던가요? 그때 선망의 대상은 누구였어요?
GL 최민정 선수랑 안현수 선수요.
GQ 모두 정상급 선수들이네요.
GL 네, 두분은 물론이고 사실 모든 국가대표 선수가 다 멋있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저 혼자 연습할 때 많이 따라 하기도 하고, 영상도 찾아보면서 공부하고 그랬어요. 그런 동경들이 제가 발전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되지 않았을까 싶어요.
GQ 따라 하고, 찾아보면서 끝내 내 것으로 만든다는 건 노력도 노력이지만 결국 재능의 영역이지 않은가 싶어요. 길리 선수가 보기에 본인은 노력과 재능 중 어느 쪽으로 좀 더 기운 선수 같아요?
GL 저는 음···. 어렸을 때 많은 노력을 통해서 재능을 발견하게 된 경우 같아요.
GQ 그렇겠네요. 저희는 정상에 서 있는 지금의 김길리만 보고 있지만 사실 주니어 시절부터 들여온 부단한 노력들을 짐작해보면 당연히 재능과 노력, 어느 한쪽의 결과일 순 없겠죠.
GL 고맙습니다.

헴프 리넨 코트, 리피트 로고 크롭 스쿱넥 탱크톱, 릴랙스 스트레이트 데님 팬츠, 화이트 샌들, 모두 폴로 랄프 로렌.

GQ 그렇게 국가대표가 꿈이었던 꼬마는 결국 첫 출전한 2026 밀라노, 코르티나 담페초 올림픽에서 금메달 두 개, 동메달 한 개를 따냈죠. 또 곧이어 2026 몬트리올 세계선수권 대회에서도 금메달을 두 개나 따냈고요. 분명 길리 선수가 한 번 더 껑충 성장하게 된 기점이었던 것 같아요.
GL 네, 다른 것보다 멘털적으로 많이 성장했다고 느낀 시간이었어요. 올림픽의 경우 사실 처음엔 안 좋은 상황이 많았거든요. 그런데 제가 금방 털어내더라고요. 저도 깜짝 놀랐어요. 그게 지나간 경기에 대해서는 더 이상 생각하지 않으려고 하는 마음에서 비롯된 결과일 텐데, 생각보다 잘 이겨냈던 것 같아요. 제가 멘털적으로 잘 무너지지 않는다는 걸 그때 느꼈어요. 큰 배움이죠.
GQ 정상에서도 거듭 배우고 느끼니까, 이렇게 좋은 선수가 될 수밖에 없겠구나 싶어요.
GL 그런데 늘 주변에서 많은 도움을 전해주고 있기 때문에 그런 배움도 얻게 되고, 느낄 수 있는 것 같아요.
GQ 이를테면요?
GL 이를테면 어렸을 때부터 민정 언니, 최민정 선수랑 같이 운동하면서 정말 많은 것을 배웠거든요. 진짜 제가 가장 좋아하는 선수예요. 언니를 보면 ‘아, 저렇게 해야 1등을 할 수 있는 거구나’가 딱 느껴졌을 정도예요. 운동을 대하는 태도나 마인드가 정말 대단해요. 그러니까 운동선수라면 성실한 건 당연한 건데, 언니를 보면 그 성실함의 기준이, 모습이 또 다른 거죠. 제가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었던 건 언니를 통해서 배우고 얻은 것이 많았던 덕분 같아요.

비즈 빅 포니 폴로 셔츠, 오버사이즈 리넨 셔츠, 타이 프런트 랩 팬츠, 폴로 ID 오벌 버클 바케타 벨트, 모두 폴로 랄프 로렌.

GQ 김길리 선수에게 최민정 선수가 있듯이, 또 지금의 누군가는 김길리 선수를 보며 꿈을 키우고 있겠죠? 그들에게 어떤 이야기를 해주고 싶어요?
GL 음, 포기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말. 힘든 순간이 많겠지만 포기하지 말고 하나씩, 하나씩 나아가면서 꿈을 이뤘으면 좋겠다는 말을 해주고 싶어요.
GQ 길리 선수가 그랬듯이.
GL 네.
GQ 때때로 나타나던 힘듦을 길리 선수는 어떻게 이겨냈어요?
GL (웃음) 제가 장난을 정말 많이 쳐요. 무슨 수를 쓰든 하루에 한 번은 무조건 장난을 치는데, 그렇게 지나왔던 것 같아요. 힘듦을 힘듦으로 마주하지 않고, 장난치면서 웃고, 떠들면서.
GQ 이렇게 웃음도, 장난기도 많은 스물한 살의 김길리는 지금 어디쯤 지나고 있는 것 같아요?
GL 제가 이제 좀 스케이트 타는 법을 알게 된 것 같아요. 진짜로요. 그래서 어디쯤이라고 한다면 이제야 출발 선에 선 느낌? 이제 진짜 시작인거죠.

리넨 재킷, 레드 케이블 니트 코튼 풀 지퍼 후디, 플리츠 코튼 쇼츠, 하이톱 포니 발레리나 스니커즈, 브레이디드 바체타 레더 벨트, 모두 폴로 랄프 로렌.
데님 턱시도 셔츠, 폴로 랄프 로렌.
김성지

김성지

패션 에디터

김성지는 패션과 더불어 워치, 스포츠 등 남성들이 관심 있어 하는 라이프스타일에 대해 깊이 고민하고 유익한 콘텐츠를 제공하는 'GQ KOREA' 패션 에디터입니다. 앳된 소년과 건강하고 활기찬 청년, 필드 위의 스포츠 스타와 페스티벌의 프런트맨 등 다양한 남성성을 포착하고 패션을 탐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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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기호는 자동차와 테크, 기어와 관련한 정보성 기사를 작성하는 'GQ KOREA'의 피처 디렉터입니다. 이외 정치, 사회, 산업적 이슈를 다루는 르포 기사도 기획하고 작성합니다. 이전에는 아웃도어 매거진 'GO OUT KOREA'의 편집장으로 아웃도어와 레저, 스포츠 영역과 관련한 콘텐츠를 다수 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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