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인간관계 진짜 잘하는 사람은 손절 대신 ‘이것’ 한다, 전문가 꿀팁 9

2026.05.28.조서형, Alyssa Bereznak

사우나와 찬물 샤워보다 장수하는 데 좋은 것은, 비행기 옆자리에 앉은 사람에게 눈인사를 건네는 것. 인간은 특이하게도 이렇게 만들어져 있는 존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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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미르 레빈은 필요에 의해 첫 책을 쓰기 시작했다. 약 20년 전, 그는 강렬한 연애 관계 속에서 끊임없는 불안 상태에 놓여 있었고, 그 이유를 이해하지 못했다. “서로 사랑한다는 건 분명했지만, 관계는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습니다,” 컬럼비아 대학교의 임상 정신과 의사이자 분자 신경과학 연구자인 그는 말한다. “아무 도구도 없었고, 아무것도 몰랐습니다. 마치 트럭에 치인 기분이었죠.”

자신의 감정을 이해하고자 하는 필요는 그를 성인 애착 이론 교과서로 이끌었다. 이 이론은 사람들을 불안형, 회피형, 안정형 세 가지로 나누어 관계 방식을 설명한다. 결국 그의 연애는 끝났고, 그는 연구를 통해 얻은 통찰을 더 많은 사람들에게 전달하기로 했다. 지하철에서 틈틈이 글을 쓰며 집필한 2010년 책 ‘그들이 그렇게 연애하는 까닭’은 사람들의 애착 유형이 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설명하며 특히 연애 관계 이해에 도움을 줬다. 이후 42개 언어로 번역되며 사회심리학 대중화 시대의 핵심 텍스트가 되었다.

그는 최근 후속작 ‘시큐어: 안정된 삶을 만드는 혁신적 가이드’를 출간했다. 이 책은 건강한 관계를 만들고 복잡한 관계를 다루는 실질적인 방법을 제시한다. 또한 자신의 웹사이트에서 애착 유형을 확인할 수 있는 테스트도 공개했다. 레빈은 자신의 연구를 일상에도 적용한다. “나는 내가 말하는 것을 그대로 실천합니다.” 그는 기술을 활용해 빠르게 응답하고, 우버 기사와 대화를 나누는 등 하루를 긍정적인 상호작용으로 채운다.

낯선 사람과 긍정적인 상호작용을 만들어라

“시미즈는 ‘겉보기에는 중요하지 않아 보이는 마음의 상호작용’입니다. 뇌는 사실 안전을 확인하기 위해 우리의 환경을 계속 감시해요. 일종의 안전 장치죠. 애착을 위한 안전 레이더 같은 겁니다. 우리는 보통 이렇게 생각하지 않지만, 실제로는 그런 역할을 합니다. 우리는 끊임없이 주변 환경이 안전한지 살피고, 다른 사람들 곁에서 안전하다고 느끼죠.

이런 작은 상호작용은 정말 중요합니다. 예를 하나 들어볼게요. 아마 말도 안 된다고 생각할 수도 있어요. 얼마 전 비행기를 탔는데, 저는 기내식을 별로 좋아하지 않거든요. 조그맣고 맛없는 밥 한 끼에 만 오천원은 내야 하잖아요. 그래서 비행기를 타기 직전에 편의점에 갔어요. 거기 초콜릿 에너지바가 있는데, 세 개씩 들어 있어요. 정말 맛있거든요. 그걸 사서 가져갔습니다. 그리고 비행기에 타서 하나는 당연히 제가 먹고, 옆자리에 앉은 두 사람에게 나머지 두 개를 하나씩 줬어요. 그냥 연결되어 있다고 느끼고 싶어서요. 그게 제 뇌에도 좋고, 그 사람들의 뇌에도 좋다는 걸 아니까요. 이건 단순히 친절한 행동을 넘어섭니다. 안정적인 환경 속에서 제 뇌를 더 풍요롭게 만들기 위해 하는 행동 같은 거예요.

연구 결과는 놀라울 정도입니다. 요즘은 수명을 늘리겠다고 온갖 보충제를 먹고, 레드라이트 테라피를 하고, 여러 가지를 하잖아요. 그런데 그렇게 연결되어 있다고 느끼는 일이 실제로 수명을 크게 늘린다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인지 기능도 좋아지고요. 이렇게 깊이 연결된 상태가 주는 이점이 정말 많습니다. 사람들은 초콜릿을 나눠주는 것보다 레드라이트 테라피가 수명을 늘려줄 거라고 생각하지만, 연구는 그렇지 않다는 걸 보여줍니다.”

관계의 기준을 만들어라

“안정적인 삶의 다섯 가지 기둥은 일관성, 접근 가능성, 반응성, 신뢰성, 예측 가능성입니다. 영어 앞글자를 따서 CARRP라고 부르죠. 제게는 정말 오랫동안 알고 지낸 친구가 한 명 있어요. 코로나 시기쯤, 그 친구와의 관계에도 좋았다 나빴다 하는 시기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우리 사이에 CARRP라는 새로운 언어가 생겼어요.

이번 책 출간 때문에 제가 너무 바빴거든요. 그 친구가 두 번 정도 전화를 했는데 제가 답을 못 했어요. 다시 전화도 안 했고요. 그런데 며칠 전에 다시 전화해서 이렇게 말하더라고요. ‘요즘 너 예전만큼 반응적이지 않네. 최근엔 CARRP하지 않았어.’

저는 그 말을 바로 인정했어요. 곧바로 사과하면서 ‘네 말이 완전히 맞아’라고 했죠. 무슨 일이 있었는지 설명하고 정말 미안하다고 말했습니다.

그러자 그 친구는 ‘아냐, 괜찮아’라고 했어요. 하지만 예전 같았으면, 이런 언어가 없었을 때는 아마 속으로 삐쳐 있었을 거예요. 아무 말도 하지 않았겠죠. 설령 말을 꺼냈더라도 저는 방어적으로 반응했을 가능성이 큽니다. 우리는 20년 동안 친구였지만, 한동안 멀어졌던 시기도 있었거든요. 그런데 이제는 갑자기 이런 공통의 언어가 생긴 거예요. 덕분에 상황을 정말 빠르게 회복할 수 있었죠.

우리에게는 도구가 있었고, 서로 이해할 수 있는 언어가 있었습니다. 저는 그 문제를 인정했고, 더 현재에 충실하려고 노력하게 됐어요. 모두 관계가 안정적으로 느껴지기 위해 뇌가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그 프레임워크를 이해하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답장을 잘 해주는 사람에게 집중하라

“제가 어떤 남자와 팟캐스트를 했는데, 그가 이런 이야기를 했어요. ‘친구들이 메시지를 보내는데, 나는 가끔 2주 동안 답장을 안 해. 그러면 친구들이 “무슨 일 있어? 내가 뭐 잘못했어?”라고 묻더라고.’ 사실 그 반응은 너무나 자연스러운 겁니다. 왜냐하면 그런 상황은 뇌 안에서 불안과 자기검열의 오류 신호를 활성화시키거든요. 그런데 그는 그걸 이해하지 못했어요. 상대방의 뇌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제대로 몰랐던 거죠.

이건 우리 뇌가 필요로 하는 것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의지로 통제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에요. 계속해서, 또 계속해서, 바위에서 물을 짜내려 하듯 어떤 사람에게 애쓰는 대신, 사실 우리 주변에는 안정감을 주는 다른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그런 사람들에게는 별 관심을 두지 않아요. 왜냐하면 너무 많은 에너지를 ‘고쳐야 하는 관계’에 쏟기 때문이죠.

안정 애착을 위한 프라이밍 테라피의 일부는 사람들에게 시선을 다른 곳으로 옮기는 법을 가르치는 것입니다. 때로는 정말 작은 움직임 같아요. ‘나는 이제 이 사람에게 또 메시지를 보내지 않을 거야. 대신 항상 답장해주는 사람에게 메시지를 보낼 거야.’”

자신의 메시지 리듬을 인식하라

“누군가 메시지나 문자를 보내는 순간부터 시계는 움직이기 시작합니다. 적어도 제 생각에는, 결국 답장을 해야 해요. 물론 사람마다 답장 속도는 다 다릅니다. 그게 핵심이죠. 인간은 굉장히 사회적으로 영리한 존재예요. 우리는 사람마다 각기 다른 ‘기준선’을 알고 있습니다. 관계마다 기본적인 상호작용의 패턴이 있다는 걸 느끼고 있죠. 애착의 기준선 같은 것이 있고, 우리는 그걸 기대합니다.

예를 들어 어떤 사람과는 일주일에 한 번 이메일을 주고받는 관계라면, 바로 답장해야 한다는 압박을 느끼지 않아도 됩니다. 상대 역시 그걸 기대하지 않을 테니까요. 사람마다 서로 만들어가는 기준선이 다르고, 그 기준선을 유지하는 것이 관계를 안정적으로 만드는 데 도움이 됩니다.”

“예를 들어 제 여동생에게는 훨씬 빨리 답장을 해요. 반면 제 파트너는 답장이 느린 사람이라는 걸 알고 있고, 저도 그에게는 조금 늦게 답하는 편입니다. 그게 괜찮은 이유는 서로 기대하는 기준이 다르기 때문이에요. 그는 하루 종일 정말 열심히 일하고, 계속 줌 미팅을 하거든요.

사람마다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감이 생기면, 그 관계의 기준선을 충족시킬 방법을 찾게 됩니다. 그러면 상대도 당신을 괴롭히지 않게 돼요. 길고 지치는 관계 대화들을 정말 많이 줄여줍니다. 그런 대화 자체가 거의 필요 없어지죠. 그게 안정 애착의 아름다운 점입니다. ‘우리 관계가 지금 어떤 상태인지’에 대한 무거운 대화를 굳이 하지 않아도 돼요. 관계가 그냥 자연스럽게 굴러갑니다.”

사회적 관계를 건강과 연결하라

“시몬 베유는 ‘관심은 가장 드물고 순수한 형태의 관대함이다’라고 말했어요. 저는 그 문장이 정말 깊게 와닿습니다. 사람들이 이 점을 이해하는 게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만약 관심을 하나의 관대함이라고 생각한다면, 아주 짧은 답장 하나만 보내더라도 당신은 세상에 무언가를 베풀고 있는 셈이 됩니다. 당신 안의 ‘기꺼이 연결되려는 부분’이 스스로 결정을 내리는 거죠. ‘나는 내 삶 속 사람들 곁에 있어줄 거야. 그들의 안녕에 어느 정도 책임을 질 거야’라고요. 그리고 그건 서로 오갑니다. 당신 역시 자신의 안녕을 돌보게 되는 거예요.

그러면 더 이상 ‘아, 답장해야 하는데’, ‘계속 맞춰줘야 하는데’, ‘이럴 시간 없는데’ 같은 생각이 들지 않게 됩니다. 대신 이것이 하나의 웰니스 활동이 되는 거죠. 장수와 건강을 위해, 나 자신과 다른 사람들을 위해 답장을 쓰는 행위가 되는 겁니다. 그 관점이 제게 정말 큰 도움이 됐어요. 저는 시간을 쓰는 게 아니라, 저 자신과 주변 사람들을 돌보고 있는 거니까요.”

친구가 주는 만큼의 에너지만 맞춰라

“제게 한 친구가 있는데… 제가 먼저 연락하려고 하면 늘 좀 튕겨내는 느낌을 줘요. 솔직히 말하면 그 친구는 굉장히 힘든 아이 둘을 키우고 있어서 삶이 정말 버겁습니다. 아마 그래서 제가 ‘사랑이 담긴 벽치기 테니스’라는 개념을 떠올리게 된 것 같아요.

개념은 이렇습니다. 당신은 벽이에요. 누군가 공을 벽으로 치면, 벽은 같은 양의 힘으로 돌려보내죠. 하지만 아주 조금 덜한 힘으로요. 처음에는 이게 관계를 서서히 뒷전으로 밀어두는 방법이라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오히려 그보다 더 좋은 방식이라는 걸 알게 됐어요.

가끔 제가 전화하면 그 친구에게는 타이밍이 좋지 않을 때가 있어요. 또 가끔은 다시 전화하는 걸 잊기도 하고요. 게다가 약간 회피적인 성향도 있습니다. 우리 문자 보여드릴 수도 있어요. 정말 웃겨요. 그 친구가 ‘hi’라고 보내면, 저도 바로 ‘hi’라고 답장해요. 왜냐하면 전부 ‘사랑이 담긴 테니스’니까요.

그리고 일주일이 지나 또 그 친구가 ‘안뇽’라고 보내면, 저도 ‘웅, 안뇽’라고 답합니다. 또 이틀쯤 지나고요. 그러다 어느 날 갑자기 전화가 와요. 그러면 저는 정말 최대한 빨리 받으려고 노력합니다. 이것도 역시 ‘사랑이 담긴 테니스’니까요. 그리고 통화하면서 즐겁게 이야기해요.

그 뒤에는 제가 먼저 전화하지 않습니다. 그 친구가 정말 제 연락을 원한다고 느껴질 때만 해요. 하지만 대부분은 그런 느낌이 들지 않죠. 왜냐하면 ‘사랑이 담긴 벽치기 테니스’는 상대를 가르치거나 혼내기 위한 게 아니기 때문입니다. 관계의 애착 기준선을 유지하기 위한 거예요.

실제로 그 관계는 훨씬 좋아졌습니다. 예전처럼 ‘왜 연락 안 하지?’에 집착하거나, 속상해하지 않게 됐어요. 그런 집착은 뇌의 에너지를 엄청나게 소모시키거든요. 이런 사람들 때문에 화가 나는 건 애착의 항상성이 깨졌기 때문이에요. 우리에게 정말 큰 부정적 영향을 줍니다.

이제는 예전만큼 많은 걸 공유하지도 않아요. 그런데 오히려 그게 우정을 더 단단하게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누군가에게 꼭 전화하고 싶은 순간이 오면, 저는 제가 전화하면 받아줄 사람에게 전화합니다.”

손절이 항상 답은 아니다

“물론 사람과 관계를 끊어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분명히요. 하지만 사람들이 애착의 원리를 더 잘 이해한다면, 단절이나 절연 같은 문제들로부터 훨씬 많은 관계를 구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실제로는 다른 방식들이 있거든요. 우회로 같은 것들이요. 그리고 그런 방식들이 전반적인 건강에도 훨씬 더 좋습니다.

사람을 완전히 끊어냈을 때는 종종, 제가 책에서 ‘애착 반동’이라고 부르는 현상을 겪게 됩니다. 우리는 특정한 사람들을 특별하고 유일한 존재로 만들어요. 그런데 우리 뇌에는 그걸 단번에 꺼버리는 스위치가 보통 존재하지 않습니다. 누군가를 그렇게 끊어내는 건 정말 힘든 일이에요. 여전히 그 사람이 내 뇌 안에서는 특별한 존재로 남아 있는데, 그리움과 상실의 고통까지 감수하면서 왜 굳이 그렇게 해야 할까요? 훨씬 덜 괴롭고 더 효과적인 방식이 있다면 말이죠.”

사랑하는 사람들을 어려운 일에 끌어들여라

“버거운 육체적 과업은 누군가와 함께할 때 훨씬 쉽게 해낼 수 있습니다. 뇌가 그 일을 ‘덜 에너지가 드는 일’로 해석하기 때문이에요. 어떤 연구에서는 사람들에게 산의 경사가 얼마나 가파른지 평가하게 했습니다. 혼자 있을 때는 산이 매우 가파르게 느껴졌어요. 그런데 누군가와 함께 있을 때는 덜 가파르게 느껴졌고, 믿을 수 있는 사람과 함께 있을 때는 가장 덜 가파르게 느껴졌습니다.

저는 빨래 개는 걸 정말 싫어해요. 그래서 빨래를 개야 할 때면 여동생에게 페이스타임을 걸어요. 통화하면서 빨래를 개다 보면 훨씬 빨리 끝납니다. 부담스럽고 하기 싫은 일들은 종종 누군가와 짝을 지어서 해보려고 해요. 실제로 많은 사람들에게도 효과가 있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최근에는 어떤 사람이 이런 얘기를 해줬어요. 14살 아들이 있는데 정말 지저분해서 방이 거의 난장판 수준이었다고요. 그런데 그 아이 친구 중 한 명은 굉장히 정리정돈을 잘하는 아이였어요. 그래서 그 친구가 집에 놀러 올 때마다 둘이 방에서 시간을 보내는데, 놀다 보면 친구가 방을 전부 정리해버린다는 거예요.

우리는 근본적으로 아주 사회적인 존재입니다. 그리고 우리의 뇌 역시 그런 방식으로 작동해요. 뇌가 가진 이런 작은 사회적 특성들을 이해하게 되면, 그걸 우리에게 유리하게 활용할 수 있습니다.”

기술을 이용해 관계를 유지하라

“저는 여동생과 정말 가깝습니다. 우리는 아주 안정적인 관계예요. 제 파트너는 그 정도는 아니지만, 그래도 제게 답장을 해야 한다는 건 알고 있습니다. 어떤 기술은 애착 관계에 도움이 되기도 해요. 예를 들어 누군가 전화했을 때 자동으로 ‘이따 다시 전화할게’라고 문자를 보내는 기능 같은 거요.

애착과 관련된 신경 회로는 그런 상호작용을 정말 좋아합니다. 왜냐하면 중요한 건 ‘주고받음’이기 때문이죠. 사실 우리는 상대가 전화를 안 받고 음성사서함으로 넘어가는 것보다, 짧은 문자 한 통이라도 받는 걸 훨씬 더 선호합니다. 우리 뇌는 꽤 원초적인 시스템이에요. 누군가 전혀 반응하지 않으면, 왜 답이 없는지 알 수가 없습니다. 혹시 그 사람에게 무슨 일이 생긴 건 아닐까 생각하게 되죠. 그러면 뇌는 곧바로 위험 모드로 들어갑니다.

이건 일종의 작은 ‘스틸 페이스 현상과 비슷해요. 스틸 페이스는 한 연구에서 나온 개념인데요. 엄마와 아이가 상호작용을 하다가, 갑자기 엄마가 등을 돌렸다가 다시 아이를 바라보는데 표정이 완전히 무표정이에요. 아이는 즉시 그 변화를 감지합니다. 손가락으로 무언가를 가리키며 엄마의 관심을 끌어보려고 하지만 아무 반응이 없죠. 그러다 작은 비명을 지르며 주의를 끌려고 하지만 그것도 통하지 않습니다. 결국 아이는 시선을 돌리기 시작하고, 끝내 울음을 터뜨리게 됩니다.”

“아기가 보이는 이런 수많은 반응들을 사실 우리도 그대로 가지고 있습니다. 우리는 같은 신경 회로를 공유하고 있어요. 그래서 누군가가 갑자기 반응을 멈추는 상황에 굉장히 민감합니다. 심지어 자동응답 메시지라도 의미가 있어요. 그 사람은 거기 있고, 반응을 했다는 사실 자체가 중요하거든요. 그러면 우리 뇌는 ‘아, 이건 서로 주고받는 관계구나’라고 인식합니다.”

AI로 대신하는 답장은 한계가 있다

“답장은 답장이죠. 하지만 솔직히 말하면, 제가 어떤 글을 읽다가 AI가 쓴 문장이라는 게 느껴지면 바로 읽기를 멈춥니다. 누군가가 직접 보낸 메시지라고 생각했는데 그런 식의 글이라면, 그 순간 흥미가 조금 식어버려요. 많은 사람들이 비슷하게 반응할 겁니다.

우리는 굉장히 사회적 감각이 뛰어난 존재라 결국 알아차리게 될 거예요. 이런 기술이 우리에게 얼마나 도움이 될지, 혹은 어느 순간 ‘미안한데 그냥 네가 직접 문자 보내주면 안 돼? 지금 거기 있는 거 맞아?’라고 느끼게 될지는 아직 두고 봐야 합니다.”

조서형

조서형

디지털 에디터

조서형은 아웃도어와 건강, 기후 위기, 인물 등을 다루며 웹 콘텐츠를 만드는 'GQ KOREA' 디지털 에디터입니다. 경희대학교에서 무역학을 전공하고 일본의 데이터 분석 회사에서 근무했으며 'GO OUT KOREA', '볼드저널', '일점오도씨' 및 브랜드 매거진을 만드는 일을 했습니다. 2년간 한겨레신문 토요판 커버스토리를 작성하며 사회 문제와 트렌드 등을 취재했고, 2024년에는 사계절 시리즈 에세이 '여름이 너무해'를 출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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