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찬이 활짝 피었습니다.
마마리 by 송하슬람 셰프

“반찬은 우리의 식탁에서 매일 접하는 가장 가까우면서도 친숙한 음식이에요. 단순히 서비스나 무료로 제공되는 음식이 아닌, 알차게 준비된 타파스이기도 해요. 메인 식사 전 아뮤즈나 애피타이저 역할을 하기도 하죠. 특히 한식에서의 반찬은 자연과 계절이 선사하는 새로운 식재료와 조리법을 알아가는 가장 친근하고 편한 음식이라 생각해요. 혼자 또는 함께 편하게 즐길 수 있는 미식이죠.” 송하슬람 셰프는 말한다. 곧 10주년을 맞는 마마리의 시그니처 반찬, 황태채 강정은 일반적인 굵은 황태채를 한 번 더 찢은 얇은 황태채를 바삭하게 튀겨 마마리의 소스로 볶아냈다. 죽순 들깨 볶음은 곧 제철을 맞아 더 맛있어지는 죽순에 멸치 육수, 들깨가루를 넣어 살짝 끓이다 죽순 안쪽까지 고소한 맛이 스미면 들기름을 더해 한 번 더 볶아낸 뒤 마지막에 통들깨를 올려 완성했다. 아스파라거스 곱창 돌김 무침은 한국과 유럽 모두 제철인 아스파라거스의 껍질을 얇게 벗겨 끓는 물에 데치고 찬물에 식힌 다음 조선간장과 참기름, 약간의 마늘즙으로 깨끗하게 무친 다음 불에 살짝 구워 곱게 갈아 준비해둔 곱창 돌김을 뿌렸다. 토마토 멸치 볶음은 마늘과 건고추를 오일로 볶아 향을 낸 후 말린 토마토와 멸치, 약간의 아카시아 꿀을 더해 아카시아꽃 향기, 여름의 토마토를 함께 밥상의 반찬으로 담아냈다. ‘타파스’라는 그의 말에서 힌트를 얻어 부토 임희원 셰프가 새로 론칭한 술빵 브랜드, ‘드렁큰 도우’를 예쁘게 잘라 매치했다. (위부터 차례대로) 단호박, 쑥, 플레인, 단팥, 흑임자 술빵 위에 반찬을 랜덤 페어링해도 틀림없이 맛있다.
새벽종 by 조서형 셰프

“끼니마다 당연하게 마주하는 반찬은 우리 식탁에서 없어서는 안 될 소중한 존재예요. 과거에는 반찬이 단순히 밥에 곁들이는 저장 음식(절임, 염장)에 머물렀다면, 이제는 그 자체로 완벽한 ‘요리’가 되어 식사를 더욱 풍요롭게 해요. 저희는 조연에 불과했던 밑반찬의 경계를 넘어, 셰프의 철학이 담긴 한식 요리를 제안해요. 아롱사태 냉채부터 갈비찜까지, 엄선한 제철 식재료와 섬세한 기법으로 완성한 요리를 ‘반찬’ 형태로 집에서도 간편하게 즐길 수 있어요. 복잡한 조리 과정은 생략하고 그릇에 옮겨 담는 것만으로도 충분하죠.” 똑소리 나는 장사천재로도 유명한 손맛 좋은 셰프, 조서형이 귀띔한다. 물에 불린 건 콜리플라워에 거피들깨를 넣어 고소하게 볶은 나물, 콜리플라워 들깨나물은 반찬의 국적과 가능성을 세계로 확장시킨다. 하얀 들기름 김치찜은 또 어떻고. 백묵은지에 양파, 멸치, 된장을 넣어 고소하고 부드럽게 쪄낸 다음 들기름으로 마무리한 김치찜은 반찬도 ‘K-뷰티’의 영역임을 일깨워준다. 멸치 육수에 데쳐 은은한 감칠맛과 재료 본연의 맛이 매력적인 나물 4종, 고사리, 무, 얼갈이, 숙주는 투명한 잔에 층층이 쌓으면 더 멋스럽다. 압력솥에서 탱글하면서도 부드럽게 조리한 아롱사태와 아삭한 채소, 상큼한 겨자 소스의 합은 반찬의 주연 데뷔에 불을 붙인다. 반찬에 밥을 빼고 프리미엄 김부각 바삭을 매치했더니 새로운 아뮤즈부쉬, 또 근사한 주안상이 뚝딱 탄생한다. 방울토마토·바질 김부각, 정관스님 에디션 표고버섯 김부각, 손종원 셰프 에디션 보리새우 김부각 등으로 다양한 조합을 즐길 수 있다.
온하루 by 김시연 셰프

“우리 음식, 한식은 밥과 반찬을 함께 나누어 먹는 문화예요. 하지만 현대 사회에서는 이러한 식문화가 점차 사라져가고 있죠. 저희는 잊혀져가는 우리의 음식 문화와 익숙한 맛을 오래도록 지켜가고자 노력하고 있어요. 반찬은 한식 자체이며, 우리의 소중한 문화예요. 오랫동안 주식인 밥에 곁들여 먹는 부식의 개념으로 여겨져 왔지만 K-컬처의 위상이 높아지고 있는 지금, 외국인들의 시선에서는 반찬 또한 하나의 독립된 요리로 인식되고 있다고 생각해요.” 전통문화연구소 온지음 산하의 온하루, 김시연 셰프는 말한다. 낯설게 보면 더 귀한 존재들. 여름철 뙤약볕 아래서도 말라 죽지 않는 강인한 생명력을 자랑하는, 여름철 대표 채소 애호박을 살이 통통한 새우젓과 쪽파를 굵게 다져 넣고 자작하게 쪄낸 애호박 새우젓찜은 재료 본연의 깨끗한 맛이 매력이다. 바다의 산삼이라 불리는 전복을 1시간 이상 부드럽게 찌고 백령도 다시마와 대파, 건고추를 넣어 풍미를 더한 온하루 맛간장으로 양념한 전복 떡갈비는 곱게 다져 조린 우엉과 쫄깃한 전복의 조화가 일품. 멸치 다시마 국물에 우리밀과 된장, 고추장을 진하게 풀어서 반죽을 따로 담고 채 썬 애호박, 부추, 깻잎, 양파와 송송 썬 고추까지 푸릇한 여름 채소를 듬뿍 담은 여름 채소 장떡은 가만히 있어도 땀이 나는 여름철에 든든한 별미다. 밥이 있어도 없어도 좋은 반찬이자 요리, 그리고 그 어떤 이름으로 부르든 참 고마운 우리 곁의 벗들.
한식대찬 by <한식대첩> 명인들

잊혀져 가던 지역 반찬, 사찰음식, 전통 장아찌, 제철 나물···. 반찬은 한식의 문화가 총망라된 ZIP 파일 같은 것이 아닐까? 미처 몰라봐 주었던 반찬의 가치는 하나씩 클릭해 압축을 풀고, 펼쳐서 알아가는 것이 또 다른 재미이기도 하다. 한식의 붐에 굉장한 기여를 한 <한식대첩>에 출연한 명인들이 하나의 브랜드로 옹기종기 모였다. 이름하야 ‘한식대찬’. 서울경기, 강원, 충청, 전라, 경상, 제주, 북한의 반찬을 골고루 담아 상 위에 차리면 밥상 위의 팔도 맛 기행도 가능하다. 경북 지역 변미자 명인의 김장아찌에 담긴 바다 맛 넘실거리는 김과 고소한 밤맛, 들깨, 양념의 ‘단짠’ 맛이 입안에 풍미로 휘모리 장단을 친다. 말린 도토리묵에 느타리버섯, 피망, 당근, 양파 등을 넣어 잡채로 완성한, 충북 표복숙 명인의 말린묵잡채는 늦은 밤 가벼운 와인 안주로 퍽 괜찮다. 꼭꼭 씹으며 푸는 스트레스 해소는 덤. 경북 지역 최정민 명인의 우엉 김치, 전남 김혜숙 명인의 간장게장은 집 나간 입맛에 미끼를 힘껏 던진다. 반찬으로 어디까지 갈 수 있을까? 그 가능성이 궁금해서 프리미엄 감태 브랜드 ‘바다숲’에서 갓 출시한 디저트에 매치해보기로 했다. 자연산 감태를 넣은 구운 과자 사이에 감태 크림을 채운 ‘감태 샌드 웨이퍼(감태 디저트 세트는 감태 샌드 웨이퍼, 무설탕 감태 캐러멜 혼합 구성)’ 위에 이런 저런 반찬을 올려 보았더니 이게 웬 일. 다이닝의 스몰 바이트가 못지 않은 재미난 탐험이 아그작 아그작 펼쳐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