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데이트 치트키, 약간 귀여운 ‘이런 남자 셔츠’

2026.05.20.조서형, Adam Cheung

트래비스 켈시는 알고 있다. 이상한 셔츠는 남자에게 최고의 연애 조력자다.

남자들이 중요한 데이트를 준비하는 방식은 정말 다양하다. 어떤 사람은 가장 좋은 재킷을 꺼내어 잘 손질한 다음 걸치고 나간다. 어떤 사람은 욕실 거울 앞에서 콧수염 손질만 45분 동안 한다. 또 어떤 사람은 향수를 다섯 번, 여섯 번 뿌린 뒤 잘 되길 바란다. 하지만 지금 가장 영리한 선택은? 자기만의 개성을 보여주는 옷을 입는 것이다. 그리고 여기서 자연스럽게 트래비스 켈시의 최근 데이트 룩 이야기가 나온다.

약혼녀 테일러 스위프트와 뉴욕에서 저녁 식사를 하러 나온 캔자스시티 치프스 타이트엔드 트래비스 켈시는 현재 품절인 마르니의 반소매 패치워크 셔츠를 입고 등장했다. 줄무늬도 있었고, 플로럴 패턴도 있었다. 약간 누군가 빈티지 테이블보 세 장을 잘라 다시 이어붙인 것 같은 느낌이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정말 멋졌다.

특히 플로럴 드레스를 입은 스위프트 옆에서 더욱 그랬다. 두 사람 스타일은 묘하게 잘 어울렸지만, 그렇다고 대놓고 커플룩처럼 보이지는 않았다. 사실 그게 가장 위험한 지점이다. 아무도 같은 무드보드를 보며 옷 입은 사람들처럼 보이고 싶어 하진 않는다. 그리고 바로 이것이 모든 남자가 재미있고 진지하지 않은 데이트 셔츠 하나쯤은 꼭 가지고 있어야 하는 이유다.

여기서 말하는 건 2000년대 초반 감성의 끔찍한 ‘클럽 가는 셔츠’가 아니다. 반짝이는 새틴 셔츠나 불꽃 프린트 셔츠를 다시 꺼내 입을 필요는 없다. 물론 그런 스타일을 좋아한다면 말리진 않겠다만. 옷장 안에 스스로를 너무 심각하게 여기지 않는 아이템 하나쯤 있다는 건 정말 유용하다. “그래, 나 옷 신경 쓰는 사람 맞아. 하지만 동시에 유머도 아는 사람이야.”라고 말하는 셔츠 말이다.

대부분의 데이트는 이미 충분히 어색하다. 너무 노력한 것처럼 보이지 않으면서 매력적으로 보여야 하고, 자신감은 있어 보이되 지나치게 완벽해 보여서는 안 된다. 약간 괴짜 같은 셔츠는 그런 긴장을 풀어준다. 분위기를 부드럽게 만들고, 상대에게 말을 걸 포인트도 만들어준다. 그리고 이걸 마르니만큼 잘 이해하는 브랜드도 없다. 1990년대 밀라노에서 콘수엘로 카스틸리오니가 만든 이 이탈리아 브랜드는 럭셔리 패션에 독특하고 비틀린 감각을 더하는 방식으로 명성을 쌓아왔다. 아마 그래서 할리우드에서 옷 잘 입는 남자들 절반이 이 브랜드에 빠져 있는지도 모른다.

조 알윈은 최근 마르니 니트를 두 겹으로 동시에 입고 등장했다. 하나만으로는 부족했던 모양이다. 브래드 피트는 남프랑스 어딘가에서 도예를 가르칠 것 같은 분위기의 헐렁하고 기괴한 마르니 수트를 입은 모습이 자주 포착된다. 그리고 영국 GQ가 2024년 ‘블랙 팬서’ 배우 윈스턴 듀크를 인터뷰했을 때, 그는 마르니를 입는 경험을 두고 “퍼포먼스 아트 같다”고 표현했다.

그리고 그게 바로 마르니의 핵심이다. 옷 자체도 당연히 멋지다. 하지만 동시에 대화를 시작하게 만드는 힘이 있다. 그리고 그건 훌륭한 데이트 룩이 갖춰야 할 정확한 조건이기도 하다. 최고의 스타일이 항상 가장 매끈한 스타일인 건 아니다. 때로는 단지 저녁 식탁 건너편에서 두 시간을 함께 보내고 싶게 만드는 사람처럼 보이는 스타일이 최고의 스타일이다.

조서형

조서형

디지털 에디터

조서형은 아웃도어와 건강, 기후 위기, 인물 등을 다루며 웹 콘텐츠를 만드는 'GQ KOREA' 디지털 에디터입니다. 경희대학교에서 무역학을 전공하고 일본의 데이터 분석 회사에서 근무했으며 'GO OUT KOREA', '볼드저널', '일점오도씨' 및 브랜드 매거진을 만드는 일을 했습니다. 2년간 한겨레신문 토요판 커버스토리를 작성하며 사회 문제와 트렌드 등을 취재했고, 2024년에는 사계절 시리즈 에세이 <a href="https://product.kyobobook.co.kr/detail/S000213568041" target="_blank">'여름이 너무해'</a>를 출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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