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럴 만도 하다. 지금으로부터 100년 전 정밀 계측의 기준을 바꿔놓은 역사적인 시계, 론진 모노푸셔 크로노그래프기 때문이다.

요즘 유독 헨리 카빌에 대한 관심이 더 뜨거워진 것 같다. 영국을 덮치고 있는 폭염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평소보다 훨씬 더 많은 사람들이 그에게 열광하고 있다. 물론 이해 못 할 일도 아니다. 그는 잘생겼고, 커리어 선택도 자신의 장점을 정확히 알고 하는 배우다. ‘맨 오브 스틸’, ‘위쳐’, ‘비정규군 전쟁부대’ 같은 작품들이 이를 증명한다. 게다가 클래식 테일러링을 소화하는 능력도 뛰어나다. 좋아할 만한 이유가 충분하다.
카빌과 애스콧 모두 영국을 상징하는 존재인 만큼 둘 사이에 오래된 인연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의외로 이번이 그의 첫 애스콧 방문이었다. 하필 같은 날에는 찰스 3세 국왕과 윌리엄 왕세자, 그리고 케이트 왕세자비도 현장에 있었다. 카빌은 언제나처럼 완벽한 차림새로 등장했다. 엄격한 톱해트와 테일코트 드레스 코드를 완벽하게 소화했다. 하지만 사람들의 시선을 가장 많이 끈 것은 그의 손목 위 시계였다.
경주마들이 출전 전 관람객들에게 모습을 선보이는 패독 구역에서 이탈리안 워치 스포터는 특유의 능력을 발휘했다. 바로 시계를 포착한 것이다. 확대해보면 카빌의 손목에는 엄청난 빈티지 희귀 모델이 자리하고 있었다. 1926년 제작된 론진 모노푸셔 크로노그래프다. 무려 100년 가까운 세월을 견뎌온 시계다.

이탈리안 워치 스포터의 파브리치오 본비치노는 이렇게 말했다. “정말 대단한 시계였습니다. 100년 된 시계가 이렇게 훌륭한 상태로 착용된 모습을 본 적이 있는지 모르겠네요. 손목을 보여줬을 때 선택 자체가 놀라웠습니다. 겉으로는 평범한 드레스 워치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모노푸셔 크로노그래프거든요. 우아하면서도 복잡한 시계입니다. 경주마 기록을 측정할 때 버튼 하나만으로 모든 기능을 조작할 수 있다는 점도 정말 놀랍죠.”
론진은 정밀 계측 분야에서 거의 독보적인 역사를 자랑한다. 특히 크로노그래프 분야에서는 약 150년 가까운 역사를 이어오고 있으며, 모노푸셔 크로노그래프 발전에도 큰 역할을 했다. 모노푸셔는 일반적인 크로노그래프와 달리 하나의 버튼만으로 시작, 정지, 리셋 기능을 모두 수행하는 방식이다. 보통 용두 위나 아래에 위치한 단일 버튼을 사용한다.
카빌이 착용한 시계는 속도 측정을 위한 나선형 타키미터 스케일을 갖추고 있으며, 론진 최초의 크로노그래프 무브먼트인 칼리버 13.33Z가 탑재되어 있다. 중고 시계 플랫폼 서브다이얼의 팀 그린은 이렇게 평가했다.
“이번 주 애스콧에서 헨리 카빌의 시계 선택을 보고 정말 기뻤습니다. 빈티지 론진은 결코 시계 수집가들의 자랑 카드 같은 존재는 아니었죠. 가장 비싸지도 않고, 가장 화려하지도 않으며, 가장 희귀하지도 않습니다. 저는 오히려 그 점이 무척 신선하게 느껴집니다. 이 시계는 의심할 여지 없이 품격 있는 선택이고, 카빌은 그것을 극소수만 가능한 수준의 멋으로 소화했습니다. 경의를 표합니다, 헨리!”
눈썰미 좋은 사람이라면 카빌이 이날 론진의 비교적 접근하기 쉬운 신작인 마스터 컬렉션 모델도 함께 착용했다는 사실을 발견했을 것이다. 카빌이 손목에 찬 빈티지 론진의 역사까지 얼마나 깊이 알고 있는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적어도 그는 그 디자인과 크기에 매료된 것이 분명해 보인다. 그리고 이런 시계가 마땅히 받아야 할 관심을 받고 있다는 점도 반갑다. 황금 케이스와 브라운 가죽 스트랩, 그리고 빈티지 다이얼의 조합을 싫어하기는 어렵다.
한 가지 확실한 것은 헨리 카빌이 이제 애스콧의 팬이 됐다는 사실이다. “오늘 패독에서 종을 울릴 기회가 있었는데요.” 행사 경험을 묻는 질문에 그는 웃으며 말했다. “아마 조금 너무 세게 울린 것 같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