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세상의 멋진 스니커즈가 다 뮬 버전으로 출시되는 이유, 따로 있다

2026.05.23.조서형, Adam Cheung

스뮬? 뮬커? 뭐라고 부르든, 그게 올여름 제대로 유행할 예정이니까.

가끔 스니커 업계는 정말 터무니없는 무언가를 만들어낸다. 그리고 그런 것들은 가끔 성공한다. 물론 완전히 망할 때도 있다. 몇 년 전 유행했던 일부러 낡아 보이게 만든 스니커나 NFT들을 기억하는가? 지금 우리는 그런 흐름의 아주 초입에 서 있다. 바로 스니커 뮬이다. 그리고 이상하게도 거의 모든 메이저 스니커 브랜드가 여기에 올인하고 있다.

스니커 뮬, 혹은 내가 지난해 말 아주 불행하게도 만들어낸 표현인 “스뮬”의 첫 조짐은 2024년에 등장했다. 브랜드 조던에서 에어 조던 뮬 골프를 출시했을 때다. 하지만 이건 실제 골프 플레이용이라기보다 그린까지 걸어갈 때를 위한 제품에 가까웠다. 아주 구체적인 상황인 건 맞다. 폴로 셔츠를 종류별로 세 개씩 가지고 있고 “점심 전에 9홀 돌자” 같은 말을 하는 사람들을 위한 신발 같은 느낌이었다.

안 좋아하는 사람들이 더 많았다. SNS를 5초 정도 둘러봐도 “끔찍하다”, “전쟁 범죄 수준이다”, “으…” 같은 반응을 쉽게 찾을 수 있다. 솔직히 이해는 간다. 에어 조던 1처럼 역사상 가장 상징적인 실루엣 중 하나의 뒤꿈치를 잘라내는 건 위험한 일이다. 모나리자에 눈썹을 그려 넣는 것과 비슷하다. 어떤 것들은 원래 그대로 남아 있어야 한다. 그래서 조던 브랜드가 계속 새로운 컬러를 출시했음에도 대부분은 스탁엑스 같은 리셀 사이트에서 정가 이하로 거래됐다. ‘판매합니다. 한 번도 안 신은 스니커 뮬.’

그런데 지난 몇 주 사이 뭔가 달라졌다. 아디다스가 삼바 뮬을 공개했다. 솔직히 처음엔 우리도 꽤 충격받았다. 이어 뉴발란스가 9060 뮬을 내놨고, 반스는 슈퍼 로우프로 뮬을 출시했다. 컨버스는 원스타 뮬을 공개했고, 가장 최근에는 아식스가 젤-1130 뮬을 예고했다. 이제 모든 브랜드가 자신들의 대표 스니커에서 뒤꿈치를 잘라내고 있다. 그리고 우리는 이 흐름에 대해 꽤 복잡한 감정을 느끼고 있다.

한편으로는 이해가 간다. 스니커는 이미 거의 모든 상황의 기본 신발이 됐다. 사무실에도 신고 가고, 저녁 식사 자리에도 신고 가고, 공항에도 신고 간다. 그렇다면 몸을 굽혀 끈을 묶을 필요 없이 그냥 쓱 신을 수 있는 스니커에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는 건 당연하다. 특히 모두가 가능한 한 귀찮은 일을 줄이려는 여름에는 더 그렇다. 게다가 이런 신발에는 이상할 정도로 만족스러운 편안함이 있다. 좋아하는 실루엣의 익숙함은 그대로 누리면서도 부담은 덜하다. 그리고 기온이 말도 안 되게 올라가기 시작하면, 시원하게 통풍되는 스니커라는 개념도 꽤 설득력 있게 느껴진다.

하지만 동시에 이 모든 것에는 약간 저주받은 느낌도 있다. 물론 이게 완전히 새로운 흐름은 아니라고 주장할 수도 있다. 스노퍼 트렌드를 떠올려보라. 뉴발란스 1906L 같은 제품들이 얼마나 큰 인기를 끌었는지 보면 알 수 있다. 하지만 그건 느낌이 달랐다. 브랜드들이 실제로 스니커를 완전히 새로운 무언가로 재설계했기 때문이다.

1906L은 분명 1906R의 요소를 가져왔지만, 결국 완전히 독립적인 제품이 되었다. 호카 스피드 로퍼도 마찬가지다. 단순히 스피드고트 5에서 몇 부분만 잘라낸 신발이 아니었다. 거기에는 분명한 의도와 실제 디자인 작업이 있었다. 반면 스뮬 트렌드는 기존 모델의 뒤를 그냥 잘라낸 뒤 끝낸 것처럼 느껴진다.

무엇보다 스니커는 원래 뮬로 디자인된 신발이 아니다. 뒤꿈치 부분이 얼마나 중요한지는 사라지고 나서야 깨닫게 된다. 삼바 뮬은 원래 실루엣 자체가 얇고 낮게 깔린 형태라 어느 정도 잘 어울린다. 하지만 더 투박한 모델들은? 9060 뮬이나 젤-1130 뮬 같은 제품들은 그냥 덜 완성된 신발처럼 보인다.

그래도 어쩌면 바로 그렇기 때문에 이 트렌드가 재미있게 느껴지는지도 모른다. 스니커 문화는 지난 10년 동안 지나치게 진지해졌다. 모든 것이 리셀 가치와 희소성, 대기방, 봇, 래플, “겟뎀” 인증샷, 그리고 아침 8시에 토박스 모양을 두고 싸우는 성인 남자들 이야기로 변해버렸다. 스니커 뮬은 그 모든 것의 반대편에 있다. 진지하지 않다. 우스꽝스럽다. 이상할 정도로 실용적이다. 처음엔 비웃다가도 3주쯤 지나면 “휴가 갈 때 꽤 괜찮겠는데?”라고 생각하는 바로 그런 물건이다.

스뮬이 완전히 세상을 점령할까? 음, 아마 아닐 것이다. 어떤 모델들은 애초에 존재해서는 안 되는 수준이다. 하지만 동시에 사람들은 어프로치 슈즈발레 플랫, 비브람 파이브핑거스를 처음 봤을 때도 비웃었다. 그러니 누가 알겠는가. 내년 이맘때쯤이면 우리 모두가 원래 당연했다는 듯 자연스럽게 스니커 뮬에 발을 밀어 넣고 있을지도 모른다.

조서형

조서형

디지털 에디터

조서형은 아웃도어와 건강, 기후 위기, 인물 등을 다루며 웹 콘텐츠를 만드는 'GQ KOREA' 디지털 에디터입니다. 경희대학교에서 무역학을 전공하고 일본의 데이터 분석 회사에서 근무했으며 'GO OUT KOREA', '볼드저널', '일점오도씨' 및 브랜드 매거진을 만드는 일을 했습니다. 2년간 한겨레신문 토요판 커버스토리를 작성하며 사회 문제와 트렌드 등을 취재했고, 2024년에는 사계절 시리즈 에세이 <a href="https://product.kyobobook.co.kr/detail/S000213568041" target="_blank">'여름이 너무해'</a>를 출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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