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왕자님 이미지는 잊어라. 캐나다 출신 배우 폴 앤서니 켈리가 뉴욕에서 대통령 스타일로 진화하고 있다. 폴 앤서니 켈리는 이제 JFK 주니어보다 JFK 본인처럼 옷을 입고 있다

드라마 촬영이 끝난 지 벌써 3개월이 넘었지만, 폴 앤서니 켈리는 아직 케네디 가문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한 듯하다. 이번 주 화제의 FX 시리즈 홍보를 위해 다시 뉴욕을 찾은 그는 더 이상 존 F. 케네디 주니어처럼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케네디 가문 전체의 스타일 신화를 흡수한 듯한 모습이었다. 트라이베카 레스토랑 앞에서 파파라치에게 찍히던 JFK 주니어가 아니라, 휴양지에서의 케네디 가문의 분위기에 가까웠다.
전날 포착된 켈리는 블루 니트 스웨터에 네이비 팬츠, 그리고 깔끔한 블랙 첼시 부츠를 매치했다. 거대한 로고도, 화려한 그래픽도 없었다. 그저 잘 재단된 고급 남성복만으로 완성한 스타일이었다. 바로 이런 조용한 럭셔리 감성이야말로 JFK 주니어가 매사추세츠주 하이애니스 포트 해안을 요트로 누비던 시절 입었을 법한 스타일이다.
한동안 부를 과시하지 않는 부자 스타일인 ‘스텔스 웰스’ 트렌드가 끝난 것처럼 보였지만, 사실 우리는 조금씩 다시 그 방향으로 돌아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이후 그는 또 다른 스타일을 선보였다. 토프 컬러 맥코트 안에 같은 계열의 넥타이와 깔끔한 드레스 셔츠를 입고, 눈이 부실 정도로 새하얀 화이트 팬츠를 매치했다. 화이트 팬츠는 소화하기 어려운 아이템으로 유명하다. 아주 부자이거나, 아주 잘생겼거나, 미국에서 가장 유명한 정치 가문의 일원이 아니라면 말이다. 다행히 켈리는 현재 그 세 가지 요소를 어느 정도 모두 갖춘 위치에 있다.

JFK 주니어가 훗날 화이트 팬츠 스타일로 유명해졌지만, 사실 그보다 먼저 이 스타일을 즐겼던 사람은 아버지인 JFK였다. JFK가 골프를 치는 사진 몇 장만 찾아봐도 금세 이해할 수 있다. 두 스타일 모두 페라가모 제품으로 완성됐다.
생각해보면 매우 자연스러운 선택이다. 과하게 딱딱하거나 부담스럽지 않으면서도 성숙한 이탈리아식 우아함을 표현하는 브랜드를 꼽으라면 페라가모만 한 곳도 드물기 때문이다.
전체적인 실루엣은 여유로웠고 스타일링은 과하지 않았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켈리가 그 옷을 편안하게 입고 있다는 점이었다. 그는 웃고 있었고, 사람들에게 손을 흔들었으며, 옷에 끌려다니는 대신 옷을 자기 것으로 만들고 있었다. 그리고 바로 그것이 JFK의 스타일이 지금까지도 회자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