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반 가버린 2026년 안녕히. 누구보다 빨리 2027년을 맞이하는 법.
키리바시|UTC+14

30여 개의 산호초 섬으로 이루어진 나라 키리바시 Kiribati 공화국에서 가장 유명한 섬은 크리스마스섬 Christmas Island이다. 현지어 발음은 키리티마티 Kiritimati, 현지 방언으로는 크리스마스를 의미하는 이 섬은 1777년 12월 24일 크리스마스 이브에 영국 탐험가 제임스 쿡이 발견해 이러한 애칭이 붙었다. 본래 키리바시는 날짜 변경선 한가운데 자리하고 있었는데, 1995년 테부로로 티토 대통령이 섬 오른쪽으로 날짜 변경선을 바꿔 뉴질랜드 채텀제도를 22분 차로 제치고 “가장 먼저 새해가 시작되는 곳”이라는 타이틀을 스스로 달았다. 키리바시의 수도인 타라와는 한국보다 3시간 빠르고, 크리스마스섬은 5시간 빠르다. 참치, 청새치, 돛새치, 꼬치삼치, 자이언트 트레발리 등 크기는 수미터, 무게는 수백 킬로그램에 이를 만큼 성장하는 대형 물고기들이 잡히는 바다 낚시 성지로도 유명하다. 그러나 애석하게도 해수면의 상승으로 언제 사라질지 모르는 소멸 국가에 속한다. 국토 평균 고도가 해발 2미터에 불과한 산호섬이기에 지구 온난화와 해수면 상승 속도에 따른 예상치로는 소멸 시기를 2050년으로 보고 있다.
추천 여행자 <노인과 바다>의 노인 산티아고가 청새치와 벌인 사투가 궁금한 사람.
가는 법 인천에서 키리바시까지는 직항이 없고, 보통 피지 난디나 호주 브리즈번을 경유하는 노선을 이용한다. 크리스마스섬은 키리바시 동쪽 끝에 있다. 피지와 하와이 호놀룰루에서 직항을 운항 중이다.
통가|UTC+13

날짜 변경선 서쪽에 자리한 섬나라 통가도 새해를 먼저 맞이하는 대표 나라 중 하나다. 통가의 수도 누쿠알로파 Nuku’alofa는 사랑의 집이란 뜻이다. 외국에 사는 통가인 대부분이 12월에서 1월 사이 고국을 찾는데, 기독교 전통이 강해 가족과 함께 연말연시를 보내는 정서가 묻어난다. 1월 1일은 상점 등이 대부분 휴무이고 가족 중심의 휴일을 즐긴다. ‘우무 Umu’는 새해나 주말, 특히 일요일에 가족이 모여 함께 먹거나 손님을 접대하는 특별식이다. 땅을 파서 만든 화덕에 나무와 돌을 넣어 돌을 뜨겁게 달군 뒤, 코코넛 크림을 바른 고기와 채소를 바나나 잎으로 싸서 그 돌 위에 올린다. 화덕을 바나나 잎과 흙으로 덮은 다음 3시간 이상 쪄서 익혀내면 완성되는 전통적인 지열 요리. 소담한 도시 정경과 문화의 연장선에는 천혜 자연을 갖춘 나라 특유의 활달한 아웃도어 매력들도 놓여 있다. 누쿠알로파 서쪽 해안가 마을 호우마 Houma에 위치한 블로우홀 Blowholes은 산호초 구멍에서 파도가 수직 물기둥으로 솟아오르고, 통가의 남쪽 섬인 통가타푸섬 Tongatapu의 하아타푸 Ha’atafu 해변에선 운이 좋다면 멀리서 헤엄치는 고래를 보며 서핑을 즐길 수 있다. 물론 통가의 1월은 평균 기온 28도의 습한 한여름이므로 추위는 걱정하지 말 것.
추천 여행자 독립적인 사람. 연휴, 특히 일요일에는 가족과 조용히 ‘주일’을 보내는 문화 특성상 혹 조용한 도시를 거닐게 되더라도 쓸쓸해하지 않을 사람. 다만 통가 바바우섬 Vava’u에는 최고 액티비티로 꼽히는 ‘고래와 함께 수영하기’ 시간이 있다. 자연이 친구가 되어주는 여행지.
가는 법 인천에서 뉴질랜드를 경유해 통가로 가는 길이 가장 일반적이다.
채텀 제도|UTC+12:45

뉴질랜드 남섬에서 동쪽으로 8백 킬로미터 떨어진 채텀 제도 Chatham Islands, 이곳에서도 가장 남쪽에 위치한 피트섬 Pitt Island은 세계에서 가장 먼저 일출을 볼 수 있는 곳으로 유명하다. 앞서 키리바시가 가장 먼저 1월 1일을 맞이하는 곳이
라 했는데 어째서 ‘일출은 여기가 가장 먼저’인지, 이것은 실제로 설왕설래되는 주제 중 하나다. 요약하자면 피트섬도 국제 날
짜 변경선의 매우 동쪽에 위치한다. 그리고 사람이 실제로 거주한다. 키리바시는 30여 개 섬 가운데 무인도가 다수여서 행여 새해 첫 햇살이 비치는 영토가 있다 하더라도 가장 먼저 일출을 ‘본다’라는 관점에서 유인도를 기준으로 하는 일출지 순위에서는 밀릴 수 있다. 피트섬에는 약 30명이 살고 있고, 그 섬에서도 가장 동쪽 끝인 카후이타라 포인트 Kahuitara Point는 매년 가장 먼저 새해 일출이 보이는 지점으로 꼽힌다. 그러므로 2027년 첫 빛을 가장 먼저 맞이하고 싶다면 피트섬으로.
추천 여행자 자연과 새 관찰을 좋아하는 사람. 채텀 제도는 희귀 바닷새인 슴새, 채텀앵무새 등이 산다. 특히 피트섬에서 보이고 현지인들이 피라미드라 부르는 삼각뿔형 바위에는 이 지역에서만 사는 채텀알바트로스가 있다.
가는 법 인천에서 직항으로 뉴질랜드 오클랜드 또는 웰링턴으로 간 뒤, 채텀 제도행 경비행기로 환승해야 한다. 채텀 제도에서 피트섬까지도 지역 경비행기나 전세 보트로 이동한다.
사모아|UTC+13

키리바시와 마찬가지로 날짜 변경선을 바꾸면서 세계에서 가장 먼저 1월 1일을 맞이하는 나라 중 하나가 된 사모아. 본래 날짜 변경선 동쪽에 위치해 미국 시간대에 가까웠는데, 2011년 주요 교역 상대인 뉴질랜드와 호주, 아시아권과의 활동을 이유로 날짜 변경선의 서쪽에 위치하도록 바꾸었다. 사모아에서 1월 1일은 다른 의미로도 특별하다. 1962년 1월 1일 뉴질랜드로부터 독립하고 헌법을 제정했다. 국가적 축제를 성대히 하고자 새해와 겹치는 날 대신 6월 1일을 독립기념일로 지정했지만, 사모아는 그 기점이 된 1월 1일을 역사적으로 소중히 여긴다. <보물섬> 작가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이 폐 건강이 좋지 않아 따뜻한 곳을 찾아 여행하다 정착했을 만큼 다정하고 따스하기도 한 섬.
추천 여행자 모험을 주저하지 않는 사람. 마오리족 등 폴리네시아 문화를 떠올리면 생각나는 강렬한 타투는 사모아에서 비롯됐다. 타타우 Tatau라고 부르는 사모아 전통 문신은 힘, 용기, 명예를 상징한다. 특히 사모아 여성의 손등, 허벅지에 새긴 별자리 타타우는 태평양을 항해할 때 지도 역할을 했다. 유전자에 모험, 항해, 보물섬으로의 탐험심이 새겨진 나라.
가는 법 인천에서 미국 호놀룰루나 피지, 중국 등을 경유해서 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