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여름 최고의 시계, 포르쉐 911 닮은 섹시 옐로 튜더

2026.06.29.조서형, Cam Wolf

새로운 튜더 ‘범블비’ 블랙 베이 크로노 39를 손목에 차고 집을 나서는 기분은 마치 클래식 스포츠카를 몰고 차고를 빠져나오는 것과 비슷했다.

처음 노란색과 검은색 조합의 범블비를 봤을 때는 뉴욕의 노란 택시나 커다란 스쿨버스가 떠올랐다. 하지만 실제로 손목에 올려보니 전혀 다른 시계였다. 이 시계는 달리기 위해 태어난 크로노그래프다. 다이얼 컬러가 ‘섹시 옐로’라 불리는 포르쉐 911의 차체 색상과 닮은 것도 우연은 아니다. 원시적인 표현일 수도 있지만, 이 시계를 며칠 착용하는 동안에는 복잡한 생각 자체가 사라졌다.

올여름 최고의 시계 후보

내가 생각하는 ‘올여름 최고의 시계’에는 한 가지 조건이 있다. 여름에 필요한 시계는 조심스럽게 모셔두는 시계가 아니다. 즉흥적으로 바다에 가거나 여행을 떠날 때도 부담 없이 함께할 수 있는 시계여야 한다. 범블비는 그 조건을 모두 만족한다.

튜더는 이달 초 범블비를 공개했다. 핑크와 터키석 블루 다이얼 모델과 함께 브랜드의 ‘대링(Daring)’ 컬렉션에 추가된 신제품이다. 이번에는 이전 모델들이 풍기던 사우스비치 특유의 분위기에서 벗어나 보다 강렬한 노란색을 선택했다. 하지만 이 시계의 가장 중요한 변화는 색상이 아니다. 사진으로는 잘 드러나지 않는 크기 변화다.

시계 업계에서는 팬들의 집요한 요구가 꽤 잘 통하는 편이다. 기존 블랙 베이 크로노는 41mm였다. 현대 스포츠 워치의 전형적인 크기다. 롤렉스 서브마리너도 현재 41mm다. 하지만 최근 몇 년 동안 시계 애호가들은 더 작고 얇은 시계를 꾸준히 요구해왔다. 2026년 ‘워치스 앤 원더스’에서도 거의 모든 브랜드가 기존 인기 모델을 조금 더 작게 만든 버전을 내놓았다.

패션 브랜드들이 소비자가 원하지도 않았던 새로운 것을 제안하는 데 집중한다면, 시계 브랜드들은 컬렉터들의 의견을 훨씬 적극적으로 반영한다는 점이 흥미롭다. 이번 블랙 베이 크로노 역시 그런 흐름의 결과다. 41mm였던 케이스를 39mm로 줄였다. 고작 2mm 차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착용감은 전혀 다르다. 예전 41mm 모델은 내 손목에서 살짝 넘치는 느낌이었다면, 이번 39mm는 딱 맞게 자리 잡는다.

작아진 케이스 덕분에 범블비는 스포츠카 같은 인상이 더욱 강해졌다. 강렬한 노란 다이얼도 작은 케이스와 만나 훨씬 경쾌하게 느껴진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기존 41mm 모델에 적용됐던 5열 브레이슬릿이 빠졌다는 것 정도다. 유연하고 고급스러운 착용감을 가진 브레이슬릿이라 이번 모델에도 적용됐으면 더 좋았을 것이다. 언젠가 튜더를 또 졸라서 다음 버전에는 넣게 만들어야겠다.

여행보다 오래 남는 여름

범블비의 공식 판매 가격은 6,725달러다. 현재 중고 시장에서는 이미 1만 달러 이상에 거래되고 있다. 적지 않은 금액이다. 유럽 여행 한 번 다녀올 수 있는 비용이기도 하다. 하지만 며칠의 여행과 앞으로 몇 년 동안 매일 손목에서 햇살 같은 기분을 느끼게 해줄 시계 중 하나를 고르라면? 생각보다 답은 간단할지도 모른다.

이번 ‘대링’ 컬렉션의 세 가지 색상 모두 직접 착용해봤다. 핑크와 블루도 충분히 매력적이다. 튜더는 오래전부터 과감한 컬러를 시도해왔고, 최근에는 형제 브랜드인 롤렉스도 그런 흐름을 따라가기 시작했다. 핑크와 블루는 마치 손목 위에 올린 부드러운 아이스크림 한 스쿱처럼 스타일에 산뜻한 포인트를 더해준다. 하지만 범블비의 노란색은 전혀 다르다. 레몬 셔벗을 떠먹는 느낌이 아니라 레몬 껍질을 그대로 한입 베어 문 듯한 강렬함이다. 이 시계가 올여름 가장 눈에 띄는 스포츠 크로노그래프 후보인 이유도 바로 그 대담한 존재감에 있다.

조서형

조서형

디지털 에디터

조서형은 아웃도어와 건강, 기후 위기, 인물 등을 다루며 웹 콘텐츠를 만드는 'GQ KOREA' 디지털 에디터입니다. 경희대학교에서 무역학을 전공하고 일본의 데이터 분석 회사에서 근무했으며 'GO OUT KOREA', '볼드저널', '일점오도씨' 및 브랜드 매거진을 만드는 일을 했습니다. 2년간 한겨레신문 토요판 커버스토리를 작성하며 사회 문제와 트렌드 등을 취재했고, 2024년에는 사계절 시리즈 에세이 '여름이 너무해'를 출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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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am Wolf
    출처
    www.gq.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