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모 자체가 다르다, 제임스 본드의 새로운 오메가 시계

2026.05.23.조서형, Oren Hartov

‘씨마스터 다이버 300M 크로노그래프 007 퍼스트 라이트’가 오는 5월 27일, 슈퍼 스파이의 디지털 손목 위에 처음 등장한다.

최근 시계 브랜드들은 의외의 곳에서 영감을 얻고 있다. 바로 비디오게임이다. 그리고 이제 게임 속 시계를 현실 세계로 가장 본격적으로 끌고 나온 브랜드는 오메가다. 새로운 ‘오메가 씨마스터 다이버 300M 크로노그래프 007 퍼스트 라이트’를 공개하며, 오메가는 게임 속 가상의 시계를 실제 럭셔리 워치로 구현해냈다. 단순한 소품도, 느슨한 협업 제품도 아니다. IO 인터랙티브와 아마존 MGM 스튜디오가 제작한 신작 게임 ‘007 퍼스트 라이트’에서 제임스 본드가 착용하는 시계를 그대로 현실에 재현한 정식 생산 모델이다.

다소 비현실적으로 들린다면 그건 당연하다. 지금 우리는 게임과 패션, 엔터테인먼트, 그리고 시계 문화가 점점 더 깊게 겹쳐지는 새로운 시대에 들어서고 있기 때문이다.

수십 년 동안 시계는 영화 속에서 전설적인 지위를 얻어왔다. ‘007 살인번호’ 속 롤렉스 서브마리너, ‘에이리언’의 세이코 7A28-7000, ‘인터스텔라’의 해밀턴 카키 필드 머프 같은 모델들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이제 그 무대는 비디오게임으로 옮겨가고 있다. 해밀턴은 이미 ‘콜 오브 듀티’와 ‘파 크라이’ 같은 게임 프랜차이즈와 협업 시계를 선보인 바 있다. 특히 ‘파 크라이 6’에서는 주인공 다니 로하스가 착용한 해밀턴 카키 필드 티타늄 오토매틱이 실제 제품으로 출시됐는데, 게임 특유의 거칠고 게릴라적인 분위기를 그대로 담아냈다. 또 ‘데스 스트랜딩’을 위해 제작한 미래적인 볼튼 스타일 시계 역시 이후 한정판 컬렉터 아이템으로 현실화됐다. 이제 시계는 현실에서 게임으로, 다시 게임에서 현실로 이어지는 양방향 흐름 속에 놓여 있다.

하지만 이번 오메가 프로젝트는 규모 자체가 다르다. 무엇보다 제임스 본드와 오메가는 이미 문화적으로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게다가 이번 제품은 단순히 로고만 붙인 기념판이 아니다. ‘씨마스터 다이버 300M 크로노그래프 007 퍼스트 라이트’는 게임 플레이와 깊게 연결돼 있다. 게임 속 본드는 이 시계를 해킹 기능과 레이저 스트랩을 갖춘 전술 장비처럼 사용한다. 크로노그래프 디자인 역시 실제 게임 내 기능을 위한 설정이다. 그래서 이번 모델은 007 테마 씨마스터 다이버 300M 시리즈 역사상 최초의 크로노그래프 모델이기도 하다.

시계 자체의 완성도 역시 본드 팬들을 충분히 만족시킬 만하다. 44mm 스테인리스 스틸 케이스에 블랙 세라믹 푸셔와 화이트 에나멜 다이빙 스케일이 들어간 블랙 세라믹 베젤을 조합했다. 레이저로 각인한 블랙 세라믹 다이얼에는 씨마스터 특유의 웨이브 패턴이 새겨져 있으며, 브론즈 골드 컬러 크로노그래프 초침과 서브다이얼 디테일이 은은한 온기를 더한다. 블랙·그레이·베이지 컬러 NATO 스트랩은 ‘노 타임 투 다이’에서 보여준 밀리터리 스타일 무드를 자연스럽게 이어간다. 내부에는 오메가의 코-액시얼 마스터 크로노미터 칼리버 9900이 탑재됐고, 사파이어 케이스백에는 특별한 ‘007 퍼스트 라이트’ 로고가 프린트돼 있다.

럭셔리 브랜드들은 오랫동안 게임 문화와 연결되기 위해 노력해왔다. 하지만 시계만큼 게임이라는 매체와 잘 어울리는 아이템도 드물다. 시계는 동시에 지위의 상징이자 캐릭터를 구축하는 장치이며, 몰입감을 완성하는 디테일이기도 하다. 게이머들은 이런 요소를 예민하게 알아본다. 그리고 이제 컬렉터들도 마찬가지다. 오랫동안 남성 스타일의 아이콘이었던 제임스 본드는 이제 게임 콘솔 속에서도 스타일 영감을 제공하고 있다.

조서형

조서형

디지털 에디터

조서형은 아웃도어와 건강, 기후 위기, 인물 등을 다루며 웹 콘텐츠를 만드는 'GQ KOREA' 디지털 에디터입니다. 경희대학교에서 무역학을 전공하고 일본의 데이터 분석 회사에서 근무했으며 'GO OUT KOREA', '볼드저널', '일점오도씨' 및 브랜드 매거진을 만드는 일을 했습니다. 2년간 한겨레신문 토요판 커버스토리를 작성하며 사회 문제와 트렌드 등을 취재했고, 2024년에는 사계절 시리즈 에세이 <a href="https://product.kyobobook.co.kr/detail/S000213568041" target="_blank">'여름이 너무해'</a>를 출간했습니다.

더보기